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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선 May 22. 2018

멍때리기 여행, 무의도 캠핑

언제부턴가 여행을 떠나면서 계획을 세우지 않는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다니다가 생각 가는 대로 지내는 것이 편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니 자연스레 뭘 먹을까를 고민하고 그러다보니 여행은 먹는 것 중심으로 일정이 움직인다. 먹고 싶을 때 먹고 나머지는 아무런 계획도 두지 않는 ‘무위도식’ 여행이 컨셉이다.

부처님오신날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 월요일 휴가를 내고 무위도로 캠핑을 왔다. 요즘 남편이 부쩍 ‘섬’에 꽂혔다. 우선 첫단계로 정한 곳이 무의도다.


인천공항 가는 길로 가다가 마지막에 살짝 빠져 잠진도항에서 배타고 5분쯤 걸린다. 인천에서 가깝다. 섬 동쪽에서 보면 인천공항-주변 호텔들-인천대교-송도가 병풍처럼 배경을 깔고 있다. 도착해서 차로 섬 곳곳을 둘러 보았다. 실미도 해수욕장, 하나개 해수욕장, 소무의도, 국사봉과 호룡곡산. 가볼만한 곳은 이 정도다. 차로 한바퀴 도는데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오늘의 목적지는 무의도 동쪽에 자리잡은 ‘섬뜰아래’ 캠핑장. 바로 앞에 프라이빗 비치가 있고 캠프 사이트 10개 정도, 펜션, 카페까지 있는 곳이다. 내가 가본 캠핑장 중에 시설로는 최고다. 편리하게 잘 꾸며져 있다. 데크가 2층으로 구성돼 텐트를 2개 칠 수도 있다.

텐트 치고 인증샷 한 컷.


요즘은 '캠핑 요리'라는 카테고리가 생길 정도로 캠핑의 목적이 밥해먹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우리는 ‘간편하게’를 모토로 한다. 그렇다고 라면이나 김밥을 먹지는 않는다. 나름 와인도 한 병 준비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식탁에 최대한 예의를 갖춘다.

첫 날 저녁은 고기를 구었다. 일본식 화로를 산 기념으로 성능 테스트 용이었다. (앗! 사진이 없다. 너무 허겁지겁 먹었나.. 대신 캠프파이어 사진으로^^)


두번째 날 캠핑 저녁은 부추전. 남편이 워낙 부추전을 좋아해서 부추, 양파, 고추, 부침가루를 준비해왔다. 한 장씩 부쳐 뜨거울 때 먹으니 맛있었다. 전 만으로는 부족할 듯 하여 자연산 광어회를 조금 샀다.



캠핑을 마무리하는 날 아침은 토스트와 커피, 스크램블드 에그. 내가 좋아하는 폴 바셋 커피 파우치를 가져왔고 교토마블 빵을 살짝 구웠다.


철썩철썩 파도 소리 들리는 바닷가에서 느긋하게 내가 좋아하는 빵과 커피를 마시니, 부러울 것 없다 싶다.

번잡한 계획없이 멍때리는 여행, 최고의 힐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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