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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선 Mar 03. 2018

Happy Birthday to Me

이른 봄맞이 여행

내가 가지고 태어난 것 가운데 내가 꽤나 좋아하는 것이 내 생일이다.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이다. 내 생일마다 날씨가 고약하지만 않다면 휘엉청 밝은 달이 뜬다. 온 우주까지는 아니어도 달의 축하를 받는다는 느낌이 좋다.  


얼마 전부터는 매년 생일에 기념 여행을 갔다. 오래 길을 나서지는 못하지만 3, 4일 짧은 기간일 지언정 바깥 바람을 쐬며 한 해를 다짐한다. 이 계절엔 어딜 가든 겨울의 군내를 털어 버리고 봄의 빛깔과 향기로움을 반기는 땅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올해는 제주로 왔다. 봄맞이 여행이지만 정해진 행선지는 없다. 여행 리스트엔 먹을 것만 나열돼있다. 나이가 들수록 취향이 굳어지는 것같다. 여행은 내게 여행지의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고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다인 것같다. 그래서 반드시 시장엘 간다.


서귀포 올래 시장. 시골 장터의 촌스러움과 정겨움이 그대로 배어 있다. 말린 나물들이며 당근 호박 양파 등 야채가 너무 싱싱해서 바로 집으로 데려가고 싶다. 물론 나에게는 싱싱한 야채와 식재료를 다룰 부엌이 없으니 패스.


어디를 가든 시장이 마음에 들면 그 곳에 살고 싶어진다. 제주는 언제나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곳이다.


그래도 봄 여행이니 꽃구경이 빠질 수는 없다. 이 계절엔 동백과 유채꽃이 최고다. 날이 흐리고 바람도 불었지만 꽃을 찾아 나섰다.




위미 동백나무 군락에선 이미 동백이 땅에 떨어져 볼 것이 없었다. 하지만 동백꽃은 제주 어느 모퉁이를 돌아도 있는 것. 오설록 티뮤지엄 앞에서 이쁜 꽃을 만났다.


둘째날, 날이 흐렸지만 섭지코지에서 유채꽃을 볼 수 있었다. 아직 계절이 일렀지만 봄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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