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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선 Jul 23. 2016

방태산 - 계곡 캠핑의 진수

가족 여행 (1)

얼마전 퇴근 후 오랫만에 나와 맥주 한잔 하던 큰아들이 말했다.


  "나 엄마랑, 가족들이랑 캠핑 가보는게 소원야!"


유난히 김병만 족장의 정글의법칙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자연 속에 파묻혀 강물에서 물고기 잡는게 우리 큰 아들에게는 로망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가족 캠핑을 가게 됐다. 휴가를 맞추고 캠프 사이트를 예약하고. 일정을 짜고 준비물을 챙겨 가족여행을 떠났다. 큰 아들 여자친구까지 합류하게 되어 평상시 남편과 둘이 움직일 때와 달리 차가 가득 찼다.

방태산은 2012년 10월 단풍이 한창일 때 등산하러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등산로 옆에 있던 캠핑장을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계곡물이 옆에 흐르고 나무들이 우람한, 자연의 품 속에 머물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텐트를 치고 계곡물에 수박도 한덩이 담가두고 랜턴과 휴대용 스피커, 와인 등 편의를 위해 준비한 물품들을 더하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가족들이 먹을 음식을 해서 끼니를 챙기고 둘러 앉아 먹고 사소한 말들을 나눴다.


애들이 어렸을때 함께 관광지를 다니고 해수욕장을 찾을 때는 이것저것 챙겨 주느라 힘들기도 했다. 그런 시절도 잠시, 애들은 어른이 될 준비에 바빠 휴가 한번 같이 가기 어렵다.


큰 아들은 올 가을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을 시작할 것이다. 둘째는 이제 막 대학을 갔으니 한동안 인생 설계에 정신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가족이 모여 여행을 떠나기도 쉽지 않을테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은 더욱 좋았다.


방태산이 정말 좋았고 다 큰 아들들이 든든했다. 남은 여름 내내 계곡 물소리 들으며 더위를 뿌리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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