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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선 Dec 13. 2016

1박2일 남도여행, 미식일기

이곳 저곳 여행을 부지런히 다녔다고 생각했지만 전남 지역은 자주 다니지 못했다. 결혼기념일 기념 1박2일의 짧은 여행이지만 다소 무리하게 벌교, 순천 지역을 선택한 건 그 이유 때문이었다.


먼저 벌교로 갔다. 제철인 꼬막을 먹기 위해.

벌교 꼬막정식의 원조라는 곳을 찾았다. 양념없이 까먹는 참꼬막, 양념한 새꼬막, 꼬막무침, 꼬막전, 꼬막탕수육, 꼬막국까지 여섯가지 꼬막요리와 밥, 기타 반찬이 나온다.

솔직히 실망스럽다. 꼬막전이나 꼬막탕수육은 가짓수 채우기 위해 급조한 메뉴들이고 꼬막을 넣은 된장국은 싱겁다. 차라리 그냥 꼬막 양념이나 꼬막 무침만 깔끔하게 내는게 좋았다 싶은데... 게다가 노량진 수산시장만 가도 꼬막이 풍성하고 그냥 삶기만 해도 맛이 있는데...


순천만습지 잠깐 (은 아니고 거의 등산에 가깝게 많이 걸었지만) 들렀다 역전시장으로 향했다. 순천까지 가서 어시장을 간다니.. 팔자려니 싶다. 규모는 작았지만 현지에서 볼 수 있는 생선들이 많이 있었다. 굴, 아구 등이 많았고 싱싱한 생선을 바구니로 담아 팔았다.


그 중에 예뻤던 생선 - 뽈락. 사다가 탕이나 조림을 해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그냥 패스. 결국 다음날 순천-여수 사람들이 즐겨 먹는 군풍선어를 한 바구니 사왔다. 금풍쉥이라고도 불리는 생선은 이순신 장군이 즐겨 드셨다고 전해지고 너무 맛있어서 새로 만난 애인에게만 준다고 '샛서방 고기'라고도 불린다. 참 재밌는 이름이다.


군풍선어 구이. 생긴건 그래도 맛있다. 다만, 뼈가 드세고 살이 많지 않아 발라먹기 어렵다.


역전시장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가는 중에 배가 고파 새참겸 늦은 점심으로 광양불고기를 먹었다.

양념이 세지 않은 불고기를 숫불에 구워먹는 광양 불고기. 주유소 아저씨 (현지인) 조언에 따라 원조인 삼대집 대신 시내식당을 찾았다. 원조와 비교는 어렵지만 정말 맛있었다. 배가 고팠던 걸 감안해도 95점 이상.


호텔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어디서 먹을지 폭풍검색을! 우리 부부는 정말 먹기 위해 여행을 다니는 듯하다.


원래 광양에서 여수 넘어가는 길에 있는 묘도에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다는 횟집이 있다고 해서 새마을 횟집을 어렵게 찾아 갔지만... 물메기와 양식 우럭 뿐인 수조를 보고 도로 나왔다.


하지만 풍광은 멋졌던 묘도.

다시 폭풍검색 끝에 광양에서 20분쯤 떨어진 곳, 망덕 포구에 있는 횟집촌을 찾아 냈다. 순천 여수에서 주로 먹는다는 깔다구회 (깔따구는 농어새끼).

식감이 농어 보다 좀더 쫄깃해서 맛났다. 좋아, 좋아!

곁들여 마신 맥소사 폭탄주.

아, 좋다.


결혼26주년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니 그에 맞는 기념주도 한 잔.

우리가 묵었던 광양 락희호텔 15층 스카이 라운지에서. 이순신대교가 바로 앞에 있어 풍광 좋고, 와인 맛은 뭐 더 말할 것도 없고!


오는 길에 곡성에 잠시 들렀는데 그 어떤 시골 마을보다 훨씬 정돈돼 있고 깔끔했다. 이백평국밥집 소머리국밥도 정말 훌륭한 맛.


1박2일동안 다니며 열심히 먹었던 미식여행. 그 에너지로 또 힘차게 살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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