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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선 Aug 02. 2018

스팀잇, 꾸준함과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는 최고의 실험실

@bramd, 이대승님 인터뷰 

그는 스팀잇 ‘고래 (스팀잇에서 영향력을 가진 파워 스티미언을 지칭)’다. 지난해 7월, 스팀잇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지원하면서 영향력과 명성을 쌓아왔다. 그러나 ‘bramd (브람디)’라는 아이디는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주인공에 대한 스토리는 생소하다. 묵묵하게 한국 스팀잇 커뮤니티를 구축해가는 ‘막후 실력자’ 이대승 님을 만났다.  


첫인상은 안경 쓴 저커버그 같았다.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설명하는 목소리 등 이미지가 닮았다.  



>> 글로만 보고 상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젊어서 놀랐다.  


=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상상했던 모습과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좀 더 나이 든 중년 아저씨일 거라고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고 심지어 ‘할머니’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 ‘할머니’ 이미지는 의외인데…  


= 이전에 포스팅에서 할머니 역할을 맡고 싶다고 적은 적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2013 TED 강연 무대에서 교육학자 (Sugata Mitra)의 강연에 나오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적었다. 아이들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탐구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이상적인 학교에서 아이들의 배경이 되어주고 호기심을 뒷받침해주는 ‘할머니’ 역할이 이제까지 스팀잇에서 했던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안과 전문의 보다는 스팀잇 프로젝트 플래너 역할에 만족 


>> 스팀잇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을 소개한다면?


= 스팀잇을 처음 사용하게 된 것은,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를 하다가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아무래도 한글로 된 정보가 부족했다. 해외와 국내 정보의 격차가 너무 커서 해외의 소식을 우리 글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킵잇 (KEEP!T / @keepit)을 시작했다. 처음엔 혼자 하다가 한 두 명씩 섭외해서 필진을 늘려 나갔는데 이제는 열명이 넘는 필진을 확보하고 있다. 분야도 블록체인뿐 아니라 경제, 기술, 의료, 소셜 임팩트 등 다양한 전문 영역을 다루는 일종의 미디어로 성장했다. 1년간 꾸준히 연재한 힘이 컸다고 본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상식사전이라는 전자책도 발행하고 성과들을 쌓아가고 있다.  


메디팀 (www.meditem.us) 도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다. 초기 스팀잇은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진 젊은 남성 중심의 커뮤니티였기 때문에 여성들의 참여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소아과, 산부인과 관련 정보를 올리는 것으로 메디팀이 첫 발을 내디뎠다. 원래 전공이 안과 전문의다 보니 동료 의사들을 모으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지는 않았다. 현재는 전문분야도 확대됐고 약학, 법학, 의공학 전문가들도 참여해 이십여 명이 넘는 필진이 구성됐다. 향후 영문으로 콘텐츠를 발행하는 등 꾸준히 다양한 실험을 해나갈 계획이다.  



>> 스팀잇 초보 사용자들에게 친절하고 상세한 사용법을 알려주는 이지스팀잇도 빼놓을 수 없는 프로젝트인 것 같다.  


=  사실 스팀잇이 초보 사용자들에게 친절한 환경은 아니다.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라서 기본 개념과 암호화폐 체계에 대해서 이해도 해야 하고 너무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주변 사람들에게 스팀잇을 권하고 싶어도 무엇이라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초기 사용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자세한 안내서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PDF 전자책이 처음 스팀잇 사용자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고 곧 종이책으로도 발간한 계획이다.  


(이밖에도 AI 스피커 시대를 겨냥해 텍스트 정보를 음성으로 바꾸는 채널 스팀잇이나 ‘작가와 소통하는 살아있는 미디어’를 지향하는 마나마인 프로젝트 등 bramd 님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그의 포스팅 참조)  



스팀잇, 자본 투자 없이도 꾸준히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있는 최적의 실험 공간


>> 스팀잇에서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인가?  


스팀잇 커뮤니티의 특성 때문이 아닐는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인 데다 기본적으로 새로운 흐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시도들이 일어나는데 마을 생태계, ‘두레’라고 할까 서로가 서로를 돕는 문화가 있다.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환영하고 열린 소통을 통해 자연스레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나가는 분위기다. 이런 매력적인 생태계가 마련되어 여러 일들을 꾸준히 해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자본금이나 투자 없이도 특정 프로젝트를 1년 이상 유지해왔다. 그것도 만나본 일도 없이 ID 만 알고 있는 사람들하고 함께 일을 한다.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한 이런 일을 만들어 내는 것만으로도 스팀잇은 충분히 의미있는 공간이다.  



>> 스팀잇의 매력에 푹 빠진 것 같다. 한 편에서는 스팀잇의 미래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들도 많은 것 같던데.. 어떻게 생각하나?  


= 신규 사용자 유입의 어려움, 최근 암호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참여도도 떨어지는 점 등등 여러 어려움과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뭔가 머리 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시도해보기에 이 보다 더 좋은 플랫폼을 찾기도 어려운 것 같다.  


우선 글을 작성하면 보팅을 통해 최소한의 기본적인 소득이 발생해서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기본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플랫폼 내에서 이루어진다. 별도 정산 시스템을 만들 필요도 없다.  


지난 1년 여 동안 해왔던 많은 작업들을 회사 내에서 조직을 만들어서 했다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었을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스팀파워를 임대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글을 쓰고 보팅을 통해 힘을 주고, 더 좋은 방법들을 찾아 나가는 것이 자연스레 이루어졌다.  


이제부터는 스팀잇 커뮤니티와 외부 생태계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그로 인해 더 큰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다.  



>> 앞으로 역점을 둘 프로젝트, 혹은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지난 프로젝트들에서 실험했던 것들 – 전문가들의 기고 – 전자책 발행 – 스팀 화폐 기반의 유통구조 등을 수직적으로 통합하고 연결하는 일들을 해보고 싶다. 스팀 생태계 내에서의 시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마나마인이라는 회사를 만들고 런칭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작가와 소통하는 살아있는 미디어"를 지향한다. 전문가들의 경험과 의견을 담은 양질의 콘텐츠를 모으고 스팀잇 기반으로 기본적인 보상이 이루어지고 전자책으로 발행하고 책으로 만들어 실제로 판매하는 등 전 과정을 통합하는 좋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다.



이대승님 인터뷰를 마치고 두 가지 단어가 머리 속에 남았다. 꾸준함과 발전이었다. 그가 스팀잇 커뮤니티에서 이제까지 해왔던 일, 그리고 앞으로 할 일도 이 두가지로 표현할 수 있을 것같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발전적인 방향을 만들어 가는 것, 그 일을 꾸준히 하는 것! 그 결과가 만들어 낼 스팀잇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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