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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선 Nov 10. 2019

파주 브런치 맛집 비교  : 벙커힐 vs. 더티 트렁크

산남일기 #15

전원생활한다고 늘 고기 굽고 텃밭에서 상추 따다가 먹는 건 아니다.


이사 온 후 밥의 퀄리티가 좋아졌다. 저녁, 특히 주말 저녁은 거의 집에서 먹는데 늘 특식을 만들어서 먹는다. 주말 메뉴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일주일을 보내는 큰 낙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가끔씩은 외식을 한다. 파주에 의외로 맛집이 꽤 있다. 동네에 프랜차이즈 식당이 많은 서울과 달리 파주의 맛집 탐방은 나름의 개성을 갖춘 식당들을 하나씩 찾으며 품평하는 맛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파주 브런치 맛집으로 손꼽히는 두 곳을 가봤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리뷰가 주르륵 달린 곳이다. 벙커힐과 더티 트렁크. 내 경험상 두 곳은 정말 다른 특징을 가졌다.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벙커힐은 헤이리 부근에 있다. 널찍한 주차장, 2층으로 나뉜 매장은 잘 꾸며져 있다. 답답하지 않게 잘 정돈된 룸도 있어 가족끼리 오붓한 식사도 가능하다. 브런치 메뉴로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했다. 독특하게 바게트 빵으로 만들었다. 보통 식빵에 비해 부드러운 맛은 덜했지만 나름의 특색이 있었다. 체리, 키위, 바나나, 오렌지 등 과일도 맛있고 플레이팅도 훌륭했다.



누구라도 파주에 맛있는 브런치 집을 찾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추천해줄 만한 곳이었다.


더티 트렁크는, 반면, '서울 사람들'에게 유명한 식당이다. 각종 SNS에 검색만 하면 사진이 넘쳐난다. 옛날 공장을 개조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식당에 들어서면 카메라부터 켜게 된다. 사진 찍어 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곳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딱 거기까지다.



이곳에서도 나의 최애 브런치 메뉴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했다. 내가 먹은 최악의 프렌치 토스트였다. 집에서 우리 아들이 만들어줬던 약간은 탄 프렌치토스트 보다도 더 맛이 없었다. 프렌치토스트에 시리얼을 넣어서 구웠는데 바삭하기를 바랐던 건지 모르겠지만 딱딱한 시리얼 알갱이가 원래 프렌치토스트를 먹으며 기대했던 식빵에 부드럽게 우유와 계란 맛이 어우러진 그 맛을 아예 없애 버렸다. 게다가 토핑으로 휘핑크림을 얼마나 많이 얹었는지 눈 녹듯이 먹으면서 휘핑크림이 녹아내렸다. 그리고 정말 화가 났던 것 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을 받으면서 블루베리 생과일이 아닌 잼을 곁들여 내놓았다는 사실이다. 3분의 1도 채 먹지 못하고 거의 남겼다. (너무 맛없어 와내느라 사진을 못찍음-_-)


빵도 직접 구워 팔던데, 그것은 맛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다시는 가지 않을 것 같다. SNS로 유명해진 집. 사진 찍어 인스타그램 올리기게 최적인 식당. 커피 한 잔 마시면 충분할 것 같다.


'인스타그래머블'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식당이나 카페나 인테리어가 중요하고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드는 것도 고객 만족을 위해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그것을 무시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것만 가지고 유명해진 식당은 내 취향은 아니다. 식당은 누가 뭐래도 음식이 맛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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