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맛있게!
'주말 골퍼'가 골프 실력이 늘기 어려운 것처럼 '주말 주부'도 요리 실력이 늘기 쉽지 않다. 요리에 센스가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많이 해본 사람을 당하지 못한다. 매일 간을 맞추고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과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주말 중에 한 끼 정도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요리 감각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어쩌다 한 번씩 음식을 만드는 내 입장에서 가장 손쉬운 요리는 아무래도 굽거나 튀기는 것이다. 굽는 것은 팬에 불 조절 잘 하면 크게 망칠 염려가 없다. 그릴이나 오븐을 이용하면 더 쉬워진다. 튀김도, 좋은 재료를 구해 기름에 바삭 튀기면, 그리고 따뜻할 때 먹으면 무조건 맛있다.
반면 어쩌다 요리사에게 가장 두려운 음식이 국물 맛을 내야 하거나, 조림이나, 소스를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 등등의 복잡한 음식이다. 그래서 인지 그동안 간장 조림과 서먹하게 지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요리책을 사서 읽으면서 의외로 간장 조림이 어렵지 않으면서 맛을 낼 수 있는 조리법임을 알게 됐다. 지난 주말에는 새우 간장 조림을 만들어 봤다.
요즘 간장 게장에 이어 간장새우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간장새우는 생새우에 간장 끓인 물을 부어서 만든다. 이 것과 달리 재료를 간장에 넣고 끓여서 졸이는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 [새우 간장 조림]이다.
요리책에 보니 일본에서는 정월에 '오세치 요리'를 먹는 풍습이 있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식초나 간장에 조려서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바쁜 여자들의 일손을 덜어주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그만큼 실제로 쉽게 만들 수 있었다. 간장과 물 술 부어서 끓인 후 손질한 새우를 넣고 조리면 완성!
비주얼도 나쁘지 않았지만,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이제까지 먹어 보지 못했던 새우 맛이었다고나 할까... 달콤하고 풍성한 새우의 풍미에 짭조름한 졸인 간장 맛이 더해져 밥반찬으로 그만이었으니...
앞으로 좀 더 조림 요리를 더 많이 해 먹게 될 것 같다. 간장과 물 설탕의 배합과 원 재료에 녹아드는 정도로 맛의 차이가 나는 게 은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조리법]
재료 : 새우 10마리 / 간장 양념 (물, 간장 3:1의 비율로 섞고 청주 3 큰 술, 설탕 조금 넣는다)
1) 새우는 찬물에 잘 씻은 후 뾰족한 부분을 가위로 잘라 다듬어 둔다.
2) 냄비에 간장 양념을 넣고 끓으면 새우를 넣는다.
3) 불을 줄여 4-5분 더 끓인 후 담아낸다.
참고: '일본아줌마의 오이시이 집밥' (변혜옥 지음, 조선앤북 발행) 159P 새우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