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뎀뿌라
명절 때마다 튀김을 한다. 대표적으로 새우나 오징어, 고구마 등을 튀긴다. 그런데 그때의 새우튀김과 얼마 전 도쿄 여행을 갔을 때 [요코타]에서 먹었던 새우튀김은 완전 다른 느낌이었다. 생선을 튀길 때도 마찬가지다. 밀가루-계란-빵가루를 묻혀서 튀기면 생선까스가 되고 생선을 큼지막하게 썰고 튀김옷을 두툼하게 입히면 피시앤칩스가 된다. (비록 '칩스'가 없더라도...). 워낙 생선도 좋아하고 튀김도 좋아하니 생선까스든 피시앤칩스든 상관은 없다. 그러나 일본식 '뎀뿌라'는 좀 색다른 맛이었다. 튀김이 좀 더 고급지고 세심한 '요리'로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랄까...
이번에는 [요코타]에서 먹었던 튀김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준비한 것 - 튀김냄비. 무려 직구로 구매했다. 바닥 부분이 두터워 기름 온도가 유지되며 무엇보다 온도기가 달려 있어 온도를 확인하며 튀길 수 있다. 튀김 요리에서 기름 온도는 정말 중요한 요소. 튀김을 띄엄띄엄하는 일반인들에게 '감'으로 튀김 온도를 맞추는 건 어려운 일이다. 온도계가 있으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튀김 재료는 깻잎과 표고버섯, 새우, 아나고(=붕장어)를 준비했다.
내가 연구(?)한 바로는 우리식 튀김과 일본 뎀뿌라의 가장 큰 차이는 튀김옷에 있다. 우리는 튀김가루를 개어서 비교적 두꺼운 튀김옷을 입혀 튀기지만 일본 튀김옷은 굉장히 묽다. 박력분 밀가루와 계란, 물의 배합으로 튀김옷을 만든다. 그래서 처음 한 잎 먹었을 때의 '바삭'한 식감보다는 튀김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한 가지 절대 오버쿡을 하지 않는다는 것. 대체로 우리나라의 튀김은 '바삭'한 식감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좀 많이 튀긴다. 자칫 잘 못하면 '바삭'이 아니라 뻣뻣한 맛으로 먹게 된다.
특히 새우는 50% 정도 익었을 때 빼내고 나머지는 잔열로 익힌다고 요리책에 나와 있다. 레시피에 따라 해보고 싶었으나 안 익었을까 봐 걱정하느라 70%는 익힌 듯하다. 그래도 비슷하게 흉내는 내었다.
완성된 튀김. 보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
새우는 워낙 튀김에 최적화된 식재료이니 더 말할 것도 없고, 아나고 튀김 - 정말 훌륭했다.
[조리법]
튀김 재료 - 표고버섯과 깻잎은 잘 씻어 물기를 뺀다
새우는 머리를 떼어내고 꼬리 부분만 남기고 껍질을 깐다.
청주에 한 번 씻어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다.
아나고는 잘 손질하고 잘게 칼집을 낸 후 반으로 자른다. 살짝 밑간을 한다.
튀김옷 - 물 300 ml, 밀가루 종이컵 3컵, 계란 하나. 물에 계란을 완전히 푼 후에 밀가루를 넣는다.
1) 튀김냄비에 기름을 붓고 온도를 높인다.
2) 튀김 순서는 깻잎 - 표고버섯 - 새우 - 아나고 순으로 튀긴다
3) 깻잎은 뒷면에만 튀김옷을 묻혀 튀김옷을 입힌 뒷면이 아래로 가게 넣는다. 깻잎 위가 살짝 부풀어 오르면 뒤집고 바로 꺼낸다
4) 표고버섯은 밀가루-튀김옷을 입힌 후 튀긴다
5) 새우를 튀겨낸다. 50% 정도 익었을 때 꺼내 잔열로 나머지를 익힌다. 새우튀김의 적정 온도는 180도
6) 아나고도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