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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식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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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선 Feb 01. 2016

예쁜 생선, 황돔 요리법

장 보러 시장에 갈  때마다  빨간빛이 예쁜 생선, 눈이 커서 뭔가 말하는 듯한 생선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살 엄두가 나지는 않았다. 그 예쁜 아이를 데려다가 자태(?)에 걸맞은 근사한 요리를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노량진 수산시장에 장 보러 갔다가 황돔 세 마리를 충동구매했다. 제주도에서 낚시로 잡아 올린 것이라는데 황돔이 너무나 예뻐서 그만... 생선을 예뻐서 샀다는 말은 좀 내가 들어도 웃기지만, 사실이다. 


비늘 긁고 내장 빼고  굵은소금 뿌려 손질해준 황돔을 다시 한번 잘 씻고 다듬어 한 마리씩 나눠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는 꼬박 하루를 고민 고민했다. 어떻게 조리를 해야 황돔에 어울리는 접시를  담아낼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도미는 맛있는 생선이니 어떻게 해도 기본은 되겠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고 황돔의 자태에 걸맞은 요리였으면 했다.


생선 한 마리를 가지고 너무 요란을 떠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마음은 그랬다. 오랜 고심 끝에 그동안 익숙해진 '조림'으로 정했다.


며칠 전 새우와 아나고를 튀겨 감탄하며 먹을 때 큰 아들이 빠져 있던 게 맘에 걸렸다. 아나고를 특히나 좋아하는 아들에게 꼭 아나고 튀김을 맛보게 하고 싶었다. 금요일에 날을 잡았다. 9시 반이나 돼야 일이 끝나 열 시 넘게 집에 온다는 바람에 '저녁'이 아닌 '야참'을 준비하기로 했다. 모처럼 가족들이 모이는 금요일, 10시에 심야식당의 문을 열었다. 


튀김과 함께 황돔 조림을 준비했다.  

그동안  갈고닦은(?) 조림 솜씨로 최선을 다해 요리했다. 무도 갈아 얹었다. 


좋은 재료에 정성을 더하니 맛은 어느 정도는 저절로 따라왔다. 은근하고 전체적으로 돔의 살 맛을 살려주는 조림을 선택하길 잘했다 싶었다. 


[조리법]

준비물 : 손질한 황돔 1마리, 무 몇 조각, 생강

              조림 양념 (물, 간장, 청주, 설탕)

1) 조림 냄비에 조림 양념과 무, 생강을 넣고 끓인다

2) 양념이 끓으면 황돔을 넣고 불을 줄인다

3) 황돔에 조림 양념이 잘 배도록 15분 정도 약한 불에서 조린다

4) 조린 황돔을 접시에 담고 간 무, 파 등을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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