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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식일기

예쁜 생선, 황돔 요리법

by 이지선

장 보러 시장에 갈 때마다 빨간빛이 예쁜 생선, 눈이 커서 뭔가 말하는 듯한 생선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살 엄두가 나지는 않았다. 그 예쁜 아이를 데려다가 자태(?)에 걸맞은 근사한 요리를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노량진 수산시장에 장 보러 갔다가 황돔 세 마리를 충동구매했다. 제주도에서 낚시로 잡아 올린 것이라는데 황돔이 너무나 예뻐서 그만... 생선을 예뻐서 샀다는 말은 좀 내가 들어도 웃기지만, 사실이다.


비늘 긁고 내장 빼고 굵은소금 뿌려 손질해준 황돔을 다시 한번 잘 씻고 다듬어 한 마리씩 나눠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는 꼬박 하루를 고민 고민했다. 어떻게 조리를 해야 황돔에 어울리는 접시를 담아낼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도미는 맛있는 생선이니 어떻게 해도 기본은 되겠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고 황돔의 자태에 걸맞은 요리였으면 했다.


생선 한 마리를 가지고 너무 요란을 떠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마음은 그랬다. 오랜 고심 끝에 그동안 익숙해진 '조림'으로 정했다.


며칠 전 새우와 아나고를 튀겨 감탄하며 먹을 때 큰 아들이 빠져 있던 게 맘에 걸렸다. 아나고를 특히나 좋아하는 아들에게 꼭 아나고 튀김을 맛보게 하고 싶었다. 금요일에 날을 잡았다. 9시 반이나 돼야 일이 끝나 열 시 넘게 집에 온다는 바람에 '저녁'이 아닌 '야참'을 준비하기로 했다. 모처럼 가족들이 모이는 금요일, 10시에 심야식당의 문을 열었다.


튀김과 함께 황돔 조림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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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갈고닦은(?) 조림 솜씨로 최선을 다해 요리했다. 무도 갈아 얹었다.


좋은 재료에 정성을 더하니 맛은 어느 정도는 저절로 따라왔다. 은근하고 전체적으로 돔의 살 맛을 살려주는 조림을 선택하길 잘했다 싶었다.


[조리법]

준비물 : 손질한 황돔 1마리, 무 몇 조각, 생강

조림 양념 (물, 간장, 청주, 설탕)

1) 조림 냄비에 조림 양념과 무, 생강을 넣고 끓인다

2) 양념이 끓으면 황돔을 넣고 불을 줄인다

3) 황돔에 조림 양념이 잘 배도록 15분 정도 약한 불에서 조린다

4) 조린 황돔을 접시에 담고 간 무, 파 등을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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