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피문어와 조개찜의 조화

여의도 맛집 - e문어세상

by 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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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빌딩촌. 매일 저녁,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술판을 벌이는 여의도에서 살아 남으려면 일단 가성비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회식이든 접대이든 혹은 고단한 노동에 대한 보상이든 맛도 좋으면서 값도 크게 부담 없는 곳을 찾으니 말이다 (접대의 경우에는 좀 다르겠지만).


'e문어 세상'은 증권사들이 모여있는 초입, 홍우 빌딩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6시 반을 넘기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 있는 술집이다. 메인 메뉴는 식당 이름에 나와있는 것처럼 문어. 동해안 피문어를 취급한다는게 주인장의 자랑거리다. 문어는, 경험상 남해안 돌문어 들보다 동해안 피문어가 맛있다. 이 집은 특히 문어의 퀄리티는 최고다. (그래 봐야 겨우 두 번 먹어본 경험이니 감안해서 들으시길). 푸짐하기로는 조개찜이 최고 (오른쪽 사진).


쫄깃하고 담백한 문어와 보는 것 만으로도 푸짐하게 배가 부른 조개찜 정도면 대 여섯 명이 즐겁게,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어느 날 밤 늦게 출출해서 뭐 좀 먹어볼까... 하고 마실 겸 나갔다가 이 곳을 발견했다. 그 땐 이미 저녁도 먹은 후라 문어 작은 거 한 마리에 소주 한 잔 마셨다. 문어가 너무 맛있어서 그 다음 친구들과 모임 때 다시 찾았을 정도. 밤 늦은 시각, 조금 한산해져 그 곳 사장님과 술잔 나누다가 알게 된 몇 가지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어릴 적 친구들끼리 (약간의 좌절 상황에서) 강원도 삼척을 찾았다가 그 곳에서 문어를 먹게 됐고 문어 파시는 분과 친해져서 결국은 지금 식당까지 차리게 됐다고 한다. 원래는 마포점을 냈고 여의도는 두 번째로 문을 연 곳. 재료가 좋고 성실하게 손님을 대하니 식당은 잘 운영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친구들끼리 마음 맞춰하고 있다는 점이 좋아 보였다.


식당 이름이 좀 뜬금없었다. 'e 문어 세상'이라니.... 모바일 시대에 왜 'e'를 붙였을까 생각했지만 그도 이유가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친구들이 모두 가수 이문세씨의 왕 팬이었다. 'e 문어 세상 = 이문세'. 그래서인지 식당에 이문세씨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붙어 있다. 메뉴판도 '가로수 그늘 아래 해천탕', '광화문 연포탕' 그런 식이다. 생뚱맞은 조합인 것은 맞지만, 뭐 어떤가. 나 좋아하는 식당에 내가 좋아하는 가수 이름 좀 써도 되지...


여의도에서 유쾌하게 한 잔 할 때 추천하고 싶은 집이다. 하지만 조용한 분위기를 바라는 것은 과욕.


e 문어세상. 여의도 홍우빌딩 1층. 02-761-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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