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선 Feb 22. 2017

말린 생선의 재발견

아타미 여행기 (2)

'미친물고기' 식당을 시작한 이후로 횟집을 찾는 일은 무척 줄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러나 바닷가 마을로 여행을 가면 반드시 특산품 해산물을 먹는다. 해산물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일종의 '공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타미 ()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온천수가 풍부한 바닷가 마을이다. 특히 이곳은 반건조로 말린 생선이 풍부하다. 생선구이야 맛있지만, 싱싱한 생물을 소금 뿌려 굽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아타미에서 먹어 본 반건조 생선구이는, 좀더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살아 있었다. 바닷물로 말린다는데 짜지도 않았다.


첫날 아타미에 도착해서 저녁 먹을 곳을 찾아 역 부근 붐비는 곳으로 향했다. 구글맵에서 리뷰가 많은 식당을 찾았는데 6시도 되기 전에 줄이 늘어서 있었다. 직감적으로 '이곳이다' 싶었다. 20분쯤 기다려 자리에 앉았다. 영어가 원활하게 통하지 않는 곳이었지만 메뉴에 사진이 있어 선택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생선구이와 회가 나오는 세트를 주문했다. 나는 빨간 돔을, 남편은 호케라고 하는 생선을 선택했다. 호케는 맛으로 보아 임연수같았다. 나는 흰밥에 다진 참치가 얹어진 덮밥을 선택했다.



세상에... 말린 생선이 이렇게 담백하면서 쫄깃한 맛이라니! 아무리 생선구이가 맛있어도 생선회에 비할까 생각했지만, 이날은 생선회를 남길 정도로 구이가 맛있었다. 사이드로 주문한 '가니미소 (게딱지 내장을 미소된장에 숙성시킨 젓갈)'도 신기한 맛이었다. 가니미소를 사오고 싶었지만 구하지 못해 아쉬웠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맛있는 말린 생선을 먹어본 적이 없다. 내 경험이 짧은 건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이렇게 반건조 생선이 맛있는지... 다음날은 긴메다이를 조림으로 먹었는데, 조림은 더욱 환상적이었다.


긴메다이는 크기에 따라 마리 당 대략 5백엔에서 2천6백엔까지 천차만별이었다. 마을의 시장에서는 더욱 싸게 팔았고 아타미 역에서 연결된 백화점 식의 식료품 전문점에서는 훨씬 비쌌다. 이동시간이 길어 사오지는 못했지만, 생선구이를 먹을 때면 아타미에서 먹었던 반건조 생선을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변가 온천마을로의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