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경제를 만든 50가지 생각들
현대 경제를 만든 50가지 생각들, 이전의 나라면 손도 안 댈 것 같은 책이지만 올해 독서 편식을 줄이고자 다짐했기에 만만해 보이는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내용은 부제에 충실하다. 위대한 발명 50가지가 아닌,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50가지 물건에 대한 이야기와 배경, 역사적 사실, 관련 인물들을 조화롭게 엮어냈다. 중고등 학생들이 읽어도 될 정도로 쉽게 쓰여 있고, 경제학 용어 등을 최소화한 것 같아 지루하지 않다. 다만 한 번에 몰아 읽으면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으니 하루에 3~4편씩 읽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완독 하는데 2주나 걸렸다.
인간에 의해 이뤄지는 발명, 이를 둘러싼 관계가 흥미롭다. 개인과 국가, 이익과 손해를 입는 집단은 사실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이슈이다. 유사 이래 이전 사회를 지탱하는 룰을 깨는 혁신적 발명은 ‘Winner takes it all’, 승자 독식의 형태였다. 발명으로 인한 막대한 이익을 얻는 소수 집단과 발명 이전에 유지하고 있던 생활 터전을 잃어버리는 다수의 패자들이 생긴다. 미래의 발명은 이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쭉 읽다가 각 장들의 공통분모를 발견했을 때쯤 49장 뒤 ‘미래를 내다보며’라는 제목을 달고 나오는 작가의 결어가 인상 깊다. 발명은 동전의 양면으로 인간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꾸기도 하지만, 심각한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긍정적 발명이 인류에게 끼친 영향도 어마어마 하지만 피해는 우리의 터전, 지구 전체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긍정적인 발명은 오늘날 부의 양극화라는 2차 피해를 낳기도 했다. 빛이 밝아질수록 그림자는 더욱 길고 짙어졌다.
현재 경제를 만든 발명들을 통해 작가는 몇 가지 교훈을 이야기한다. 인류는 그동안 인구 절반의 자원을 낭비하고 있었다. 역사를 만들고 기록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성이었다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수많은 여성 발명가들에 대한 아쉬움을 썼다. 특히 성 갈등이 고조화 되어있는 지금 시대에 한 번쯤 뒤돌아볼법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성별의 권리를 찾는다는 미명 하에 다른 성을 혐오하고 그것을 조장하는 일부 뒤틀린 협잡꾼들이 이 항목을 오독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두 번째로 기초 과학 연구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대학이 취업 양성소처럼 변질되면서 발명의 토양인 기초 학문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예산 감소는 그토록 기업들이 공허하게 부르짖는 단어인 ‘혁신’의 소멸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결국 혁신적 발명이란 지원과 규제를 얼마나 적절하게 활용하는가에 달려있는게 아닐까. 본문에 등장하는 것처럼 이민자 배제, 보호무역주의와 같은 정책으로 무인 자동차가 등장하는 시대를 막을 수는 없다. 어쩌면 혁신이란 탁월한 의사결정을 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언제쯤 다시 ‘혁신’할 수 있을까. 그것은 너무나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