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선영
[220107] 새해 ㅡ이선영
제비 다리를 붙들고 늘어지듯
그대에게 새해 선물을 청하였더니
금은보화 쏟아져나오는
흥부 박이 아니라
방망이 든 도깨비 불쑥 튀어나오는
놀부 박을 주었네
내 욕심이 과해서
제비 다리 부러졌다나
비둔한 몸을 흠씬 두들겨맞고
그동안 이룬 것 모두 허사로 돌아갔으니
이 황폐를 다시 일궈야 하게 생겼네
혹부리 영감의 무거운 혹 같은 욕심주머니일랑
도깨비에게 감쪽같이 팔아버리고
슬근슬근 톱질하세
그대가 준 놀부 박에
묵은 해가 깨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