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손세실리아
[220115] 반 뼘 / 손세실리아
모 라이브카페 구석진 자리엔
닿기만해도 심하게 뒤뚱거려
술 쏟는 일 다반사인 원탁이 놓여있다
거기 누가 앉을까 싶지만
손님 없어 파리 날리는 날에나 월세 날
나이든 단골들 귀신같이 찾아와
아이코 어이쿠 술병 엎질러가며
작정하고 매상 올려준다는데
꿈의 반 뼘을 상실한 이들이
발목 반 뼘 잘려나간 짝다리 탁자에 앉아
서로를 부축해 온 뼘을 이루는
기막힌 광경을 지켜보다가 문득
반 뼘쯤 모자라는 시를 써야겠다 생각한다
생의 의지를 반 뼘쯤 놓아버린 누군가
행간으로 걸어들어와 온 뼘이 되는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