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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ori Mar 02. 2023

[230302] 이른 봄(早春)

by. 한용운


[230302] 이른 봄(早春) / 한용운


이른 봄 작은 언덕 쌓인 눈을 저어 마소

제 아무리 차다기로 돋는 움을 어이하리

봄 옷을 새로 지어 가신님께 보내고자


새 봄이 오단 말가 매화야 물어보자

눈 바람에 막힌 길을 제 어이 오단 말가

매화는 말이 없고 봉오리만 맺더라


봄 동산 눈이 녹아 꽃뿌리를 적시도다

찬 바람에 못 견디던 어여쁜 꽃나무야

긴 겨울 내리던 눈이 봄의 사도(使徒)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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