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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ori Jul 14. 2023

[230714] 하야곡(夏夜曲)

by. 조명희


[230714] 하야곡(夏夜曲) / 조명희


-고향에서-


반달은 벽옥반에 흰 발을 내이며

바람은 녹장에 향수를 뿌릴 제

엇치는 베틀에 북을 던지고

귀뚜리는 은방울을 자주 울리다


건넛집 큰아기 머리에 인 물동이

희롱하는 달빛을 담고 사립문에 이를 제

답사리의 어두운 그늘로

보약 강아지 꼬리치며 뛰어들고

마중나온 발가숭이

“누이야! 누이야!” 강장거리다


먼 마을 북소리 때로 일고

장마 여울 물소리 아울러 요란할 제

밤은 끝없는 물결같이 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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