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목필균
[200806] 장마 by 목필균
굵은 비가 내린다.
언제 그칠 줄 모르는 장맛비가
지하방(地下房) 창가에 흐른다.
그렇지 않아도 눅눅한 방에
칠순으로 향하는 마른 육신이
고단한 몸을 담고 있는데
비는 칭얼칭얼 치마꼬리를 잡는다.
온종일 고층아파트 계단 쓸어 내리던
무릎관절 오지게 부어오르는 밤을
살만한 자식들 손길 마다하고
홀로 지켜내는 유씨 할머니.
낮에도 어두운 그 곳을
햇볕 속에서도 축축한 그곳을
피하지 않고 끊임없이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