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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umBori Sep 07. 2020

[200904] 칸나

by. 이문재

[200904] 칸나 / 이문재

따뜻하게 헤어지는 일이 큰일이다
그리움이 적막함으로 옮겨간다
여름은 숨가쁜데, 그래
그리워하지 말자, 다만 한두 번쯤
미워할 힘만 남겨두자

 고요하지만 강렬한 반란
덥지만 검은 땅속 뿌리에 대한
가장 붉은 배반, 칸나

가볍게 헤어지는 일은 큰일이다
미워할 힘으로 남겨둔 
그날 너의 얼굴빛이 심상찮다
 , 나의 손가락들 언제 
나를 거역할 것인지

   구석구석 붉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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