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브런치북 응모 후기
브런치를 시작한 지 5개월 반. 빅뱅 후 우주가 팽창하듯 나도 그동안 글쓰기에 굶주린 사람처럼 이런저런 글을 이틀 꼴로 찍어냈다.
이 와중에 브런치북 응모전이 계속 메인에 올라와있었다. 브런치북 응모전은 블랙홀처럼 수많은 브런치 작가님들을 빨아들였다. 거의 매일마다 작가님들의 브런치북이 발행되었다는 알람이 울렸다.
브런치 세계에 잘 알려진 글쓰기의 강호 작가님들, 무림의 숨겨진 고수 작가님들이 속속 지원했다. 난 응모할까 말까 10초 고민하고(원래 난 고민을 오래 하지 않는다), 나의 처한 상황을 분석해보았다:
브런치 글 완성도: 0.0001%
선정 가능성: 0.0000000001%
금주 총 작업 가능한 시간: 1시간 이내
일단 자격증 시험이 마지막 주에 잡혀 있고, 이게 끝나면 남매 병원 데려가야 하고, 그리고 주말에는 가족 여행이 잡혀 있었다. 일요일 밤에 여행에서 돌아와서 선별된 글들을 더 다듬고 할 시간이 없었다. 어차피 결과는 정해졌다. 그러니 일단 지르고 본다.
슬램덩크 산왕전에서 슬램덩크 내 1위 선수 정우성이 미국을 간다고 서태웅에게 말한다. 서태웅은 본인도 미국 간다고 한다(정우성 만나기 전부터 원래 미국을 가려고 했다). 그리고 서태웅을 부러워하는 강백호는 괜히 미국 간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정우성은 미국을 가고, 서태웅은 국가대표로 해외를 나갔다 오고, 강백호는 등부상으로 남아서 재활훈련에 전념하면서 슬램덩크는 끝난다.
글쓰기의 강호 작가님들이 정우성이라면, 숨겨진 고수 작가님들은 서태웅이고 둘 다 미국을 간다고 하니(응모를 하니), 난 강백호처럼 무작정 미국 간다(무작정 응모했다).
우주의 팽창처럼 나의 글쓰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