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울퉁불퉁 뚝배기 Oct 26. 2020

BTS 다이너마이트가 우리 집에 꽝! 하다

내 딸과 우리 집 가사 도우미 따님은 혹시 아미...??

우리 집은 지난주 내내 BTS의 다이너마이트 폭발 반경 내에 있었다.



씬#1: 얼마 전 유튜버 워너비 딸은 가족 여행 가면서 차 안에서 BTS 다이너마이트를 듣고, 그리고 그 후 딸의 영혼의 친구 장미(가명)와 BTS 동영상을 본 후, 나를 (또다시) 시험에 들게 한다:


초등학생 딸: “아빠, 나  BTS 영상 보면 안 돼?”


나: (속으로: 아이돌 좋아하기에는 너무 이른데...) “음... 영상은 안되고... 대신 카***니 스피커로 들으면 어때?”


딸: “그럼 노래를 모르잖아”


나: “다이너마이트 가사를 출력해줄게”


며칠 후 난 가사를 출력해주었고, 그리로부터 며칠 후 딸은 가사를 다 외웠다.



씬#2: 얼마 전부터 우리 집 가사를 도와주시러 조선족 이모님이 오신다. 그분은 중국분이시라 정치적, 문화적으로 나와 매우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 그래도 한국에 오신지 좀 되셔서 그런지 <내일은 미스터 트롯>을 즐겨 보신다. 주로 내가 집에 있다 보니 나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 날 내 앞에서 따님과 통화를 한 참 하시고 나한테 말씀하신다:


이모님: 여기 집 주소 좀 알려주세요.


나: (속으로: 택배 주문하시나) 00시 00구 00동 123-456이에요. 그런데 왜요?


이모님: (중국에 있는) 딸이 그러는데 지금 중국에서 BTS 영상도 못 보게 하고 시디도 못 받게 한데요. 그런데 딸이 BTS를 지지하려면 시디를 사야 한데요.


나: (시디) 한 100장 사나요?


이모님: 그 정도는 아닌데... 지금 중국이 BTS가 항미원조(*중국은 625 전쟁을 이렇게 부른다)에 대한 발언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나: (속으로: 아미(BTS 팬클럽)인가) 따님이 엄청난 BTS팬인가 보네요.


이모님: 예전에 딸이 몇 년 전에도 한국에 놀러 와서 BTS 무슨 영상 보러 어디 갔었고...


며칠 후 물어보니 중국이 시디 반입은 차단하지 않아서 딸이 중국의 주소로 직접 주문했다고 한다.



아내한테 위 두 건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아내 왈 “나도 요새 일하면서 다이너마이트 들어.”


쩝... 우리 집에서 나와 헬로카봇 노래만 듣는 미취학 아들만 아미가 아닌가 보다. 부자의 의문의 패.


#1. 다시 한번 느꼈지만, 좋든 싫든 자식의 변화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에 맞게 대처를 해야 한다. 아마 아들이 좀 더 크면 나에게 또 다른 도전을 던지겠지...


#2. 나는 중국의 젊은 세대 중에 아미가 있다는 것에 대해 중국의 변화에 대해 조심스럽게 살짝 기대해본다. 중국의 젊은 세대 중 일부가 다른 나라와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중국에도 긍정적인 사회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지 않을까.

BTS 625전쟁 발언에 중국은 너무 오바한듯

아 이 글을 쓰면서 다이너마이트 노래가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



유튜버가 되고 싶은 딸에 대한 글:

https://brunch.co.kr/@jitae2020/92

헬로카봇을 사랑하는 아들에 대한 글:

https://brunch.co.kr/@jitae2020/115

딸 친구 장미(의 아빠)가 언급된 글:

https://brunch.co.kr/@jitae2020/10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