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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Jan 03. 2021

나는 카카오 미니 눈치를 보면서 산다

우리 집 헤이 카카오는 내 목소리를 못/안 인식한다

신년이 되었어도 바뀌지 않은 게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우리 집 카카오 미니는 여전히 내 목소리를 못/안 들은 척한다.


“헤이 카카오”


... (조용)


“헤이 카카오!”


그제야 우리 집 카카오 미니는 반응을 한다. 난 “이승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요청하려는데 카카오 미니가 또 인식을 못할까 봐 긴장돼서 “신승훈”이 잘못 튀어나온다.


카카오 미니는 가수와 노래 제목을 알려달라고 한다.


옆에서 보고 있다 갑갑한 딸이 카카오 미니 앞으로 가서 나 대신 또박또박 말한다.


그제야 음악이 흘러나온다. 애절한 분위기를 느껴보려다 옆에서 보던 아내에게는 웃긴 분위기가 되었다.


일단 노래를 듣고 나서 BTS 아미 예비군이 되어가는 난 최근 자주 듣는 Boy with Luv를 신청한다.


“헤이 카카오! 보이  러브 들려줘!”


아 이런... 보이 위드 러브였지...


이번에도 스스로 아미라고 생각하는 딸이 나선다. “방. 탄. 소. 년. 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 한국어 곡명으로 말하니 그제야 난 제대로 들을 수 있다. 난 한국어 곡명이 있는 줄도 몰랐다. 이러니 난 아미가 될 수가 없겠지...


집에서 헤이 카카오가 음성 인식하는 서열에서 난 꼴찌다.


1. 딸

2. 아내

3. 아들

4. 나


나를 인식해줄 기가 지니나 알렉사로 갈아타야 하나... 그러고 보니 시리도 내 목소리 인식을 잘 안 하고 있어 난 핸드폰에서 이 기능을 끄고 사용하고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가 잡혀서 집에서 카카오 미니와 사투를 덜 벌이고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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