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주식 고수와 만남 그리고 동네 신협 방문
최근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제1금융권 정기예금 금리가 12개월 연 1.0%가 안 되는 시기이다.
모두가 주식을 하는 것 같다. 내 주변에는 마이너스통장으로 1억 정도 대출받아 올해 초 다양한 주식을 사서 얼마 전 팔고 2배 벌었다는 지인, 테슬라에 2년 전 투자해서 10배 이상 벌었다는 지인이 있다. 한동안 동창 카톡방에서도 주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에는 주식하는 동창들끼리 별도 단톡방을 만들었다.
우리 부부는 올해 9월 말경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주식인 LG화학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내가 몇 개월간 백수로 있다 보니 차익은 생활비에 사용했다. 그리고 내 퇴직금을 주식에 올인하기도 어려웠다. 일단 퇴직금을 카**뱅크에 넣어봤지만 정기예금 금리가 잘해봐야 연 1.0%이다.
지금 주식 시장이 많이 올라간 것 같은데 지금 장에 들어갔다가 이후 주가가 쭈욱 떨어질 것 같은 걱정이 앞선다. 주식 공부를 하지 않고 무턱대고 들어가기도 두렵다.
어느 날, 난 주식을 업으로 삼다가 지금은 주식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전혀 관계없는 사업을 하는 은퇴한 주식 고수인 지인을 찾아갔다. 은퇴한 주식 고수에게 다른 일로 도움을 받아서 술 한 병을 가져다주면서 이런저런 걸 물어보니, 정 할 거면 그 회사에 대해 알아보고(재무제표 확인 등) 하라고 한다. 본인이 장기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인덱스펀드. 그리고 FMCG(일용소비재) 회사들을 잘 살펴보라고 한다. LG생활건강의 예를 든다. 지금 주가가 160만원이 넘었다고 한다.
은퇴한 주식 고수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왔지만 망설여진다. 어차피 인덱스펀드도 주가지수를 따라가니, 지수가 한참 올랐는데 지금 들어가면 어떨지 판단이 안선다.
결국 며칠을 고민하다 주식 시장에 변화가 올 때까지 퇴직금을 묶어놓기로 했다.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려봤다. 며칠 전만 해도 이들의 정기예금 상품이 연 2.0%가 넘었는데 그 사이에 연 1.8%로 떨어졌다. 난 동네에 신협이 있던걸 기억하고 문을 두드렸다.
창구의 남자 직원이 무뚝뚝하다. 하지만 내가 퇴직금을 올인, 아니 예금하고 싶다고 하니 친절해지는 것 같다. 나한테 300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단 신협에 최소 5만원 출자를 해야 한다고 한다. 심지어 이 출자금에 대해 연 3% 배당금이 나온다고 한다. 출자금이 많을수록 배당금이 늘겠지만 이 출자금은 원금 보장이 아니다. 내가 출자금 1000만원 내고 배당을 매년 받아도 원금 회수까지 30년 정도 걸릴 거라는 계산이 나온다. 일단 5만원만 출자했다. 정기예금 이자는 빈약하다. 그래도 그냥 일반 계좌에 놔두는 것보단 낫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내에게 주식 공부하라고 권했다. 아무래도 신경이 예민한 내가 주식을 하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주가 확인하느라 스트레스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브런치에 접속하는 횟수보다 훨씬 많아져 브런치에 소홀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저금리 시대에 과연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은 답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단, 이 영화 인터스텔라 대사의 함정은 주인공이 직접 답을 찾았기보다는 고차원적 존재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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