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울퉁불퉁 뚝배기 Jan 24. 2021

테슬라 모델 Y 보러 갔더니 소나타 엔진 경고등 켜지다

신차 구매하라는 소나타의 다잉 메시지인가

나는 14년 된 소나타를 몰고 다닌다. 처음에는 옵션으로 장착한 내장 네비와 선루프도 있어서 좋다고 했는데 이제는 둘 다 사용하지 않는다. 내장 네비는 업데이트하려면 시디가 필요한데, 설치된 버전이 설치하고자 하는 버전과 차이가 한 단계 이상이면 오류가 발생한다. 그리고 당시 사제 네비에 비해 기능이 떨어졌다. 이제는 스마트폰 네비 앱이 대세가 되었다. 선루프는 딱히 쓸 일이 없다. 처음에는 멋있었지만 초미세먼지의 창궐로 더 이상 선루프를 열고 운전할 일이 없다.


게다가 이런 소나타도 이제 한계가 다 했는지 매년 수리비가 30-50만원 나온다. 노후 차량을 교체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한편 세계적 흐름은 205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는 일환으로 많은 국가들이 내연기관차들을 2030~2040년 사이에 판매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심지어 중국은 2025년에 판매금지! 하지만 한국만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그리고 이 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 테슬라는 2020년 한 해 국내에서만 1만 1601대를 팔아치웠다. 외제차 기준 5위다.


우린 4인 가족이니 SUV급 전기차를 알아보자라고 난 생각했다. 마침 잠실 롯데월드에 테슬라가 보급형 SUV 모델 Y를 1월 27일까지만 전시하고 있다고 했다. 잘하면 실내 구경도 해볼 수도 있겠다 싶어 출발.


오랜만에 간 잠심 롯데월드는 사람들이 붐볐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저녁을 먹고 나니 7시 반.


전시된 1층으로 가보니 주변이 생각보다 한산하다. 모델 Y 옆에 모델 X(가격 1.16억원~1.36억원)가 날갯짓을 한다(문이 위로 올라갔다 내려간다를 반복한다). 모델 X는 비싸니 패스.

빨간색 모델 Y가 날 기다리고 있다
생각보다 SUV 느낌은 안난다

모델 Y는 생각보다 작진 않다. 사진 몇 장을 찍고 이제 시승을 해보려고 몇 명 뒤에 섰다. 그런데 이들은 입장을 하지 않는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미 시승은 저녁 7시에 끝났다고 한다. 심지어 예약을 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한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을 몇 장 더 찍는데, 직원이 모델 Y를 덮개로 씌운다.

아직 외부 구경도 제대로 못 했어요...

허탈한 마음에 직원에게 모델 Y 판매 시기와 가격을 물어봤다. 예상대로 모른다고 한다. 다만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보급형 모델 3 가격(5500만원~7500만원) 보다는 더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이 대폭 줄어서 모델 Y의 가격이 6000만원~9000만원 구간이면, 총지원금의 50%다. 서울의 경우 500만원 밖에 못 받을 것 같다. 작년만 해도 전기차 차량 가격 관계없이 총 1200만원 지원을 받았는데.


갑자기 모델Y를 바로 사고 싶은 의욕이 뚜욱.. 떨어진다. 평소에도 난 주말에만 운전하는데 굳이 7000만원~8000만원을 차에다 써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그리고 그 돈은 어디서 끌어오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아내가 소나타 계기판에 뭐가 켜졌다고 한다. 응? 엔진 경고등이 켜졌다. 아니... 하필이면 모델 Y를 구경하고 돌아가는데 소나타의 엔진 경고등이 커질까. 우리가 신차를 봐서 소나타가 기분이 상한 건지, 아니면 수명을 다해서 소나타가 다잉 메시지로 신차를 구매하라고 한 건지...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당장 내일 정비소 가서 문제를 고치고 일단 1-2년 더 몰고 다녀야겠다...

우연의 일치일까...??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88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카카오 미니 눈치를 보면서 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