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나만 그런 거겠지
*아래에 픽업트럭 트렁크 사진 추가했습니다*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 분노의 질주 시리즈 모두 진짜 주인공은 스포츠카다. 영화 속에서 인간들은 병풍 내지 조연. 많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자동차, 그중 스포츠카들을 내세워서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총 6편으로 48억 달러,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총 9편으로 59억 달러로 전 세계적으로 흥행 질주를 했다.
내 동생만 해도 자동차 마니아라 한때는 보넷만 보고도 어떤 차인지 알아맞혔다. 지금도 차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심지어 첫 직장이 자동차 관련 회사였다). 다른 많은 남자들도 이 정도는 아니겠지만 나름 차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물론 더 식견이 높은 남자들도 당연히 있고. 하지만 차에 관심이 없는 나는 열외.
나에게 있어서 자동차는 A에서 B로 이동하는 수단이고 안전하면 되었다. 그래서 첫 차를 흉한 녹색 중고 마즈다 626을 구입했었다(아래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내가 운전하던 차와 가장 유사한 모델 사진). 이 차는 트랜스미션이 고장이 나서 애 먹혔고 어느 날 오른쪽 바퀴 두 개 모두 불나서 불난 바퀴로 정비소에 가고... 안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그리고 나에게는 아직까지 (안 팔고) 10년 넘게 운전하는 소나타가 있다. 당시 구입할 때도 가장 무난한 차종으로 골랐다. 고장 덜 나고, 고장 나도 정비가 잘 되는 차량으로 선택했었다(아래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내가 운전하던 차와 가장 유사한 모델 사진).
그리고 작년 일 년간 포틀랜드 생활을 위해 시애틀에 도착해서 포틀랜드로 운전할 때 어쩔 수 없이 빌린 차가 쉐보레 체비밴. 아무 무늬가 없는 흰색이라 잘못 보면 무슨 출장 청소나 전기 배선 수리 업무 하는 차량으로 오인하기 쉽다. 바리바리 싸들고 간 이민 가방이 8개라 이 차량 사이즈가 아니면 짐을 담기가 어려웠다. 삐뚤삐뚤한 산길을 오르고 내릴 때는 손에 땀이 났지만 그래도 무사히 집까지 도착했으니 임무 완료.
사실 미국에서 몰고 싶었던 차량 종류는 따로 있었다. 픽업트럭이었다. 왠지 내 자동차에 대한 생각을 실천하는 차량이었는지도 모른다. 짐이 있으면 뒤에 휙 던져놓고 바로 시동 걸어서 어디든 험한 도로도 달리고. 하지만 딱히 짐을 많이 실을 일도 없고 어디 멀리 가면 졸음이 쏟아지는 나에게 사실 이런 차는 필요는 없다. 아니 애초에 차가 필요 없을지도...
며칠간 빨간색 다지 램 픽업트럭을 빌렸다(렌터카 회사의 무작위 모델 제공). 포틀랜드 근교에 정착할 때 가구와 침대를 사기 위해 밴을 반납하고 이걸로 대신했다. 인도받았을 때 두 번 놀랐다. 하나는 트럭이라면 덜컹덜컹거릴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내가 주행 중 승용차처럼 조용하다는 점, 또 하나는 자동변속기가 다이얼 형태로 되어 있어서 처음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아무래도 중앙에 있는 스틱만 잡다가 세탁기 스위치 돌리는 느낌이... 이상했다.
막상 내 로망의 차를 며칠 타보니 나니 사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는 않았다. 가구 등 물건들을 사서 뒤에 놓고 그냥 어디를 돌아다기도 그랬다. 렌터카 업체는 따로 뒤 공간을 덮는 뚜껑을 제공하지 않았다. 애들은 적재 공간에 타고 돌아다니고 싶어 했지만 그건 불법이니 패스.
그래도 미국에서는 픽업트럭이 제일 잘 필리는 차종이다. 포드 F 시리즈 픽업트럭이 2019년 90만 대 판매로 1위를 하였다.
일 년간 SUV를 몰아 보니 세단으로는 안 갈 거 같다. 그렇다고 테슬라 SUV 사이버 트럭을 주문하긴 그렇고.
그렇다면 다음 차량은 정해져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내연 기관 차량에 비해 덜 하면서 SUV와 비슷한 차.
전기차 테슬라 모델 Y. SUV와 세단 중간 형태라고 한다. 그나저나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던데, 괜찮으려나.
포틀랜드에서 몰고 다닌 차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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