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동네는 더 이상 기후위기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오늘 늦은 오후 포틀랜드에서 알고 지낸 가족이 우리 가족에게는 충격적인 사진을 두 장 보냈다. 그분의 지인으로부터 받은 사진인데, 미국 서부 오레곤주(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주 가운데 낀 주) 산불로 인하여 포틀랜드 주변이 미세먼지로 뒤덮였고 장작 타는 냄새 때문에 창문도 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오레곤주 주지사와 포틀랜드 시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산불은 여러 군데에서 발생했으며 일부 불길은 더 큰 불길로 합쳐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미 오레건주 주민들 450만명은 대피를 했다고 한다. (정정: 주정부는 최초 보도되었던 50만명이 아닌 4만명 주민들이 대피했다고 한다)
산불로 인하여 포틀랜드의 공기는 멕시코시, 베이징, 인도 대도시들보다 나쁘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작년 여름에 포틀랜드에서 일 년간 가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운 동네를 희망했었다. 애들이 기관지염으로 입원을 여러 번 하다 보니 어른들도 지치고 애들도 힘들었었다. 일 년을 미세먼지 제로 동네에서 보내면서 애들도 크게 아파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코로나19로 인해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공기가 좋아져서 애들은 아직까지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틀랜드의 파란 하늘과 상쾌한 날씨를 만끽한 우리 가족 입장에서는 두 장의 사진이 충격일 수밖에 없다. 아래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찍은 첫 번째 사진은 우리가 있을 때이고, 두 번째는 지인의 지인이 보낸 사진이다.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같은 장소를 찍은 것이다.
기후위기는 이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오레곤주 지역의 날씨가 비정상적으로 건조해졌고, 이때쯤이면 불지 않아야 하는데 부는 바람, 산불이 날 경우 자연이 불을 꺼주게 해야 하는데 100년 동안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산불을 꺼서 산불을 더 크게 만들 연료가 숲 속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안 좋은 의미에서 삼박자가 맞아서 포틀랜드가 미세먼지로 뒤덮인 것이다.
관련 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인하여 앞으로도 산불은 계속 찾아올 것이라고 한다. 기후위기는 이미 몇 차례의 태풍으로 우리나라로 찾아왔고 초대형 산불로 미국 서부를 찾아왔다.
얼마나 더 피해를 입어야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하기 시작할까.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이에 대해 한 마디 했었다:
“Change is coming, whether you like it or not. " - Instagram, 21 September 2019
청정한 공기일때의 오레곤주에 대한 글:
https://brunch.co.kr/@jitae2020/11
청정한 공기일때의 포틀랜드에 대한 글:
https://brunch.co.kr/@jitae20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