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뺑소니범-거짓말쟁이 강정호 공개 사과를 앞두고
우린 살면서 사고를 치고 덮어버리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가 결과적으로 폭탄이 얼굴에 터지는 상황이 오는 경우가 있다.
어느 회사원이 실수한걸 타 부서 탓이라고 넘겨버렸는데 결국 이메일 기록이 남아서 어색한 분위기가 되는 경우는 차라리 애교다.
음주운전하고 도망치다가 궁극적으로 거짓말한 결과로 야구 인생을 날린 전 메이저리거, 그리고 현 키움 복귀 예정자인 강정호가 대표적인 무리수를 둔 안타까운 사례다. 2016년 12월 강정호는 알코올 0.084% 상태에서 차를 몰고 가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서 도망갔다. 이후에 경찰서에서는 동승자가 운전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후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그의 행동을 돌이켜보면, 위와 같은 무리수를 안 두어도 될 상황이 3번이 있었다.
1) 술 마시고 나와서: 대리를 부르고 팁도 후하게 주자(“난 메이저리거니까 베이브 루스처럼 후하게 주자”)
2) 가드레일 들이받고 나서: 경찰에 자진 신고 후 대기(“동승자도 있고 난 성실한 시민이니까 책임지자”)
3) 경찰 조사 중: 어차피 블랙박스에 나올 거 본인 운전이라고 실토(“어차피 진실은 밝혀지니까 쿨하게 실토”)
강정호는 아마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프로야구 비투수 선수 중 최고 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선수다. 그가 피츠버그 파이러츠에서 첫 2년간 쌓은 기록이다:
2015년 성적: 28세/15홈런/58타점/.287/3.9WAR
2016년 성적: 29세/21홈런/62타점/.255/2.3WAR
정상대로 피츠버그와 4년 계약을 진행했다면 32세에 자유계약선수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풀타임으로 2017, 2018년에 매년 4WAR 정도를 찍었다고 가정한다면, 3년간 10WAR 정도의 성적(올스타와 레귤러 사이 레벨)을 냈을테지만 젊지 않은 나이(32세), 구단들 짠돌이 재정 흐름과 구단들의 3루수 필요성 등을 고려한다면, 류현진 보다는 많은 4년 총 8500만불 정도에 체결하지 않았을까. 날려버린 피츠버그 지역 및 한국 광고료는 산정하기 더 어려울 것이다.
강정호가 6월 첫주에 공개 사과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KBO 제재에 따라 복귀하는 2021년에 그는 34세이다. 아마 키움은 여론 추이를 살펴본 후 연 5억 - 7억 정도를 줄 것 같다. 성적은 어느 다른 복귀한 메이저리거처럼 예전 기량은 회복하지 못할 듯.
아쉬움이 남는다. 그가 포지션 선수로 후한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에 메이저리그를 노크하는 선수들에 좋은 선례를 남겼을텐데... 그리고 그는 36세 이후에 KBO에 복귀하면서 기자회견을 할 수 있었던 대체역사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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