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차 코딩 교육 매니저의 회고_1편
2019년 2월 18일. 멋쟁이사자처럼으로의 첫 출근이었다.
굳이 달력을 찾아보지 않아도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날짜이다. 대학 졸업 후 1년 정도 진로 고민과 취업 준비를 하다가 쟁취한 첫 '취뽀'였고, 첫 회사에 무척 설렜다. 그리고 기대만큼, 아니 기대보다 더 재밌고 유익한 회사 생활을 했다. 여전히 무척 그리워하고 다들 잘 지내는지 가끔 들여다본다.
2년 정도 사자 무리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다 무리를 졸업하여 이직을 하게 되었다. 첫 이직처는 '감히 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곳이었다. 하지만 입사 한 달만에 그만두게 되는데, 당연히 회사의 문제는 아니었다. 다만, 내가 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인 것을 다른 곳에서 제안받아 곧 바로 두 번째 이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회사에서의 직무는 모두 동일했다. 교육 매니저. IT 분야의 교육 매니저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 내 생각은 변한 적이 없었다. '나는 뭐가 됐던 교육 분야에서 일을 할 것이다.'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그 사람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느꼈다.
사실 그것에 앞서 사람들이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살 수 있게끔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교육은 그에 대한 가장 좋은 수단이었기에 교육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교육 안의 수 많은 카테고리 중에서도 그 당시에는 생소하지만 사람들이 열정 있게 도전하는 분야였던 '코딩 교육'을 찾아갔다. 나는 순수 문과 출신에 프로그래밍이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운 좋게 코딩 교육 매니저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코딩 교육은 예상했던 대로 열정이 넘쳤다. '코딩을 배우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는 말도 들었다. 그래서 뿌듯했다. 교육생을 더 만족시키기 위해 일을 찾아서 했고, 그러다 일이 많아져도 힘들지 않았고, 궂은일도 자처했다. 지금도 교육 매니저는 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잠시 쉬어가려고 한다. 그동안 교육을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수단'으로 바라보았는데, 시간이 지나며 코딩 교육의 방향이 바뀌고 있음을 느껴버렸기 때문이다. 많은 IT 전문가를 길러내고 IT 교육의 접근성이 쉬워지는 것은 지향해야 하지만, 지금 코딩 교육의 무서운 양적 성장을 질적 성장이 따라가지 못하고 어느새 나 또한 그 흐름을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말하면, 내가 하는 교육이 사람들에게 진정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이제 4년 차, 곧 5년 차라서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든 걸 수도 있고, 변화가 빠른 스타트업에 계속 있으면서 그 변화에 지쳐버린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원인이 무엇이든 지금은 잠시라도 쉬어야 할 때라는 결론이다.
이 쉬는 기간 동안 내가 4년간 켜켜이 쌓아 올린 커리어, 그리고 늘 자부심을 갖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던 코딩 교육 매니저라는 직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어떤 글을 얼만큼 써보겠다고 미리 계획하지 않아 주제도 내용도 통일성이 없을 수 있지만, 지금이 아니면 남기기 어려울 것 같아 무작정 시작해본다. 지금부터의 글이 다른 직무 분들에게는 한 직장인의 이야기로, 같은 교육 매니저분들에게는 공감이 될 수 있는 한 동료의 이야기로 다가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