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아도

무리하지 않는 배려

by 수리


타고나기를 몸치로 태어났다.


고등학생 때 한창 살을 빼보겠다며 고른 춤은 마음만은 내가 아이돌 메인댄서였지만 안타깝게도 몸이 마음을 따라주진 못했다. 좋아하는 아이돌 영상을 보며 아무리 따라 해 봐도 따라오는 건 실력이 아닌 현타뿐이었다. 거울에 비쳐 보였던 열정적으로 파닥거리던 내 모습, 그 기억은 깊게 남아 나는 그 뒤로 춤이란 걸 춘 적 없다.


몸치의 슬픔은 단순히 춤뿐만 아니라 운동에도 적용된다.

애초에 운동에 흥미가 있는 스타일은 아니었으니 하고 싶은 운동도 없었다.

제일 즐겨하는 운동은 숨쉬기 운동, 그나마 자신 있던 운동은 걷기였던 나는 중학생 때쯤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았고, S자로 휘어진 엑스레이 사진을 본 엄마는 며칠 뒤 내게 요가학원을 등록시켜 주셨다.


별 흥미 없이 시작한 요가는 의외로 내 성정과 잘 맞았다.

척추를 바르게 피겠다고 시작한 요가는 의사 선생님이 놀랄 정도로 측만증이 나아졌음에도 그치지 않고 꽤나 오랜 시간 했던 운동이었다.

물론 성정과 잘 맞았다는 거지 몸이 잘 따라주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를 꽤 오래 했던 이유는 하나였다. 요가의 장점은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가르쳐주시는 요가 동작을 내 나름대로 최대한 따라 한다고 해도 90도 밖에 찢어지지 않는 다리가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갑자기 180도로 찢을 수는 없다.


때때로 내 노력으로 되지 않는 자세들이 있다.

다리를 머리 뒤로 넘기는 쟁기 자세는 내가 요가를 몇 년 해도 되지 않는 동작이었지만, 요가 선생님들은 늘 이렇게 말해주셨다.


"무리하지 마세요", "할 수 있는데 까지만 하세요" 였는데 그 말들이 내가 요가를 좋아하며 꽤 오래 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요가는 내게 무리하지 않는 배려를 주는 운동으로 기억되어 디스크로 인해 요가를 하지 못한 지 몇 년이 흘렀어도 이 와 같은 이유로 아직도 주변인들에게 추천을 한다.


요가 이후 디스크 이슈로 인해 나는 다시 숨쉬기 운동을 주로 하게 되었으나, 나이 탓일까 체력 탓일까 예전과 달리 숨쉬기 운동마저도 즐겨하지는 못하고 조금 힘이 들기도 했다.


숨 쉬는 게 힘든 와중에도 관심이 가던 운동이 단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수영이다.

요가 이후 거진 10년 가까이 이렇다 할 운동이 없었던 나는 수영으로 인해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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