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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하 Apr 27. 2020

취업 컨설턴트가 바라보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

대학생 대상 취업컨설턴트가 바라보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

2월 중순인가, 대학교 경력개발센터에서 만난 한 학생은 토익 점수가 없어서 토익 시험을 신청해놨는데 코로나 때문에 토익 시험이 취소되었다고 답답해했다. 이 학생은 공기업도 함께 준비하고 있었는데 컴활 시험도 연기되서 시간은 많은데 취준할 수 있는게 없다고 하였다. 제때 영어 성적과 자격증을 확보해놓지 않으면 취업에 큰 차질이 생긴다. 왜 여태 토익 점수 하나 따놓지 못했냐고? 학교 다니면서 공대 수업 공부에 매진했다. 그게 잘못인가? 코로나 때문에 토익이 연기될줄 누가 알았겠는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준을 한다는 것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불안이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우리는 늘 어느 집단에 소속되어 있었다. 대학교를 졸업한다는 것은 어느 집단에도 소속되지 않은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아주 극소수는 이것은 자유라고 느끼지만 대부분은 불안을 느낀다. 대학생들이 졸업을 유예하고 취준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회사 입장에서 재학생이라는 점이 유리하다는 점도 있지만 아직 대학교 소속이라는 소속감 안에 있고 싶은 것이다. 


2020년 취준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대기업, 공기업 모두 예정된 공채를 미뤄서 열었거나 아직 열지 않았다. 현재 삼성, 포스코 등 대기업의 공채가 진행되고 있지만 한두달 늦게 열린 것이고 진행도 더디다. 공기업 공채는 더 조심스러운 것 같다. 얼마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서류 접수가 마무리 되었지만 아직 공채가 열리지 않은 공기업이 훨씬 많다.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평균 1년을 잡는다면 올해 취준하는 대학생들에게는 6개월 혹은 1년 가량 더 시간을 줘야할 것 같다. 공백기가 2년이라도 뭐라하지 말아야 한다. 회사 인사팀에서는 취업하기까지의 그 불안을 깊이 공감하고 졸업하고 1년 반 동안 뭐했냐는 질문은 면접장에서 없어야 한다. 




대학교는 썰렁하다. 4월 중순에 서울대에서 찍은 사진인데 방학 때보다도 훨씬 사람이 없다. 올해 2월에 군대를 전역하고 3월에 복학한 한 학생은 복학의 기분을 전혀 못느끼고 있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평소 때보다 과제양이 2배, 3배라고 하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학생들이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 컨트롤 하고 싶은 교수님들은 평소보다 과제양을 늘렸다. 수업을 다 듣고 그 수업을 요약 정리해서 제출하라는 것이 기본인 수업도 있단다. 


가장 큰 문제는 신입생이다. 대학교에 입학은 했는데 교실에서 수업을 한적이 없다. 대학교의 수업은 고등학교 때와 다른데 현장 분위기를 느껴본 적이 없고 선배들을 만난적도 없으니 공부의 방향과 내용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동기들과 선배들과 술 먹고 노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전반적인 학점은 더 좋으려나. 

이렇게 신입생 입장에서 놀 기회가 많지 않다보니 시간이 많다. 그러면서 재수하는 학생이 증가할 것 같다. 실제로 나 아는 분의 따님은 어차피 시간도 많은데 학교 다니면서 수능 공부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증가하는 재수생들 때문에 올해 고3들이 피해를 본다. 


그러고보니 고3 학생들도 걱정이다. 모의고사를 치뤄야 수시를 할지 정시를 할지 등 전략을 세울 수 있는데 모의고사를 제대로 치뤘는지 모르겠다. 확인해보니 4월 24일 치뤄질 예정이었던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이 취소되었다고 한다. 각자 집에서 시간표에 맞춰서 자율적으로 풀기로 했단다. 전국 단위 채점이나 성적 계산은 따로 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하니 사실상 취소된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에게 취업컨설팅을 받고 있는 대학생들은 5월에 GSAT과 같은 인적성 시험이나 NCS 시험을 앞두고 있다. 시험 예정일은 있는데 그게 정상적으로 치뤄질지는 의문이다. 채용이 지연되면서 느끼는 취준생들의 불안,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반적으로 입사가 몇 개월 늦어졌다고 생각하자. 사태가 진정되고 채용 프로세스가 가동되면 여러분은 모두 취업이 될 것이다. 



written by 커리어 생각정리 책, <불안과불만사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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