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없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알콜중독)

단주를 결심하기 전 방황하는 평범한 직장인의 일기. 금주일기 #2

by 전준하

술을 마시는 삶과 술을 마시지 않는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스스로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이라고 인정한 상황에서

술을 줄일 것인가,

술을 과연 줄일 수 있을까,

그러면 완전히 술을 끊어야 할까,

그냥 몇년만 더 술을 마실까

등등 술에 대해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일단 5월 1일부터 중독치료 한약인 골인환을 먹고 있다.

스스로의 의지로는 술을 조절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몇년 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한약의 도움을 받으면서 술을 과연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다.



오늘 글의 주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삶은 과연 어떠할까 이다.

술 없는 인생도 과연 행복할까?

지난 20여년 동안 희로애락을 술과 함께 했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그냥 평범한 날에도

어떤 구실을 붙여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조절하기 힘든 상태가 된 것 같다.



술을 안마셔도 인생이 재미있을까, 행복할까.

당연히 대답은 예스일 것이다.

다만 나는 그게 상상이 안될 뿐이다.




회사 사람들과 회식할 때 나만 안마시고 시간을 보내다가

맨 정신으로 집에 돌아오는 길이 행복할까.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술자리에서 빨리 나오고 싶을 것이고

그러면 늦게 자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맨정신으로 집에 와서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고 잠자리에 들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

오늘 못마신 술에 대한 아쉬움은 내일 아침에 일어날 때

기분좋게 일어남으로써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치열한 한주를 마친 금요일 저녁,

집에서 막걸리, 소주, 맥주를 마시지 않아도 행복할까.

금요일 밤은 평소보다 일찍 자는 날로 정하자.

금요일 밤이라는 공간을 맨 정신으로 다른 것을 하면서

쉽게 넘어가기는 힘들 것 같다.

차라리 평소보다 매우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

금요일 밤으로부터 도망쳐 나오는 것이 좋겠다.

토요일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하고 싶은 운동을 하자.

도산공원 근처 술집.jpg




캠핑장에서 숯불에 고기를 구워먹으면서

술 한잔 하지 않아도 정말 괜찮을까?

이 분위기에서는 늘 그래왔는데

술을 마시지 않는 캠핑은 어떤 감정일까.

술을 안마시면 뭐하지?

따뜻한 차에 대화를 많이 하고

색다른 공간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에서

머리 속에 생겨나는 많은 생각들을 일기로 쓸까.

일찍 자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새벽 공기를 마시면서

새벽 산책을 하는 것도 좋겠다.

지금까지는 캠핑 다음날 아침은 늘 술에 쩔어서

늦게 일어났고 일어나서 짐싸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


2021-04-24 19.56.05.jpg



인생에서 술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1. 시간이 많아질 것 같다.

술을 마시는 시간 자체가 줄어들 것이고,

다음날 힘들어서 정신 차리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내것이 될 것이다.

그렇게 확보되는 시간 동안 생산적인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2. 건강해질 것이다.

알코올에 적셔 있는 나의 세포들이 점차 회복되면서

완전히 깨끗한 세포로 탈바꿈 될 것이다.

늙어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병의 발발 확률이 낮아질 것이다.

지금 당장은 티가 나지 않겠지만 늙어서 건강해질 확률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다.


3.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더 많은 일을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알콜 때문에 기억력이 조금씩이라도 안좋아지고 있었을텐데

기억력이 정상화 되거나 조금씩 좋아짐에 따라

일을 하면서 누락하거나 실수하는 빈도가 훨씬 낮아질 것이다.




술을 완전히 끊기가 너무 두렵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 계속 밝은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본다.

이러다가도 집에 가는 길에 막걸리 하나 사갈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당연히 안마시는 날로 정했기 때문에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술을 완전히 마시지 않는 삶을 꿈꾼다.

그러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지금 당장 술 때문에 느끼는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다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보자.

술 없는 삶을 계속 상상해보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먹자.



written by 커리어 생각정리 책, "불안과 불만사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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