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유치원, 그 효과는?

짧은 미국살이 이후 생각해본 유아-아동기의 영어교육에 대한 소고

by 아곰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육아프로그램도, 교육정책도 다 남얘기 같았다. 아이가 생기면 이 세상에 갑자기 나와 관련이 있는 분야가 많아진다. 직장에 다니고 있다면 여성은 출산휴가, 남편은 육아휴직이 얼마나 길고 또 동료들은 얼마나 길게 휴직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을 돌보는지 몸도 마음도 바빠진다.


태어나서 두돌정도까지는 부모의 체력 그리고 그들의 부재시에 대체해 줄 육아도움이 가장 중요하다. 첫 과일로 사과를 먼저 먹냐 복숭아를 먼저 먹냐, 우유는 몇 미리를 먹느냐를 고민하며 정말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아이의 발달이 정상범주에 있는 한 크게 마음 졸일 일이 비교적 적다. 응급실을 자주 가게 되긴 하지만 그조차도 아프면 집에서 가까운 응급실들 중 하나를 방문하게 되니 옵션의 다양성이 적다. 몸을 갈아넣으면 되는 일이 비교적 많다.


어린이집의 재롱잔치를 끝으로 슬슬 5~6살이 되면 어린이집, 유치원으로 교육기관이 나뉘며 다양한 교육옵션을 검토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시작된다. 어린이집은 동네 어린이집, 구립 아니면 직장 어린이집? 유치원은 일반유치원 영어유치원? 생활반경에 맞는 기관들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평도 알아봐야 하고, 직접 방문해서 시설은 어떤지 비용은 얼마인지 투어를 하기도 한다. 다들 비슷하게 키우는 것 같다가 각자 사정대로 취향대로 흩어지기 시작하는 때가 바로 유아기이고 이 시기에 부모의 부담감도 커지는 것 같다.


아무리 맘카페에서 정보를 보아도, 도무지 내 아이에게 맞는 정답은 잘 모르겠더라. 일단 애들의 성향도 다 다르고, 설명을 들어도 내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이상 이곳이 최선이라는 확신또한 안 들기 때문이다. 유치원에 갈 무렵 다들 하는 고민이 영어유치원을 보내야 할까? 인 것 같다.


나는 아이를 직장 어린이집에 두돌부터 한국나이 6살까지 보냈고 학교가기 전 1년 동안 영어유치원에 보냈다. 아이마다 그리고 다닌 기간 그리고 언어능숙도에 따라 그 효과는 각기 다르기에 하나의 케이스로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해본다.


먼저, 영어유치원을 1년 보내고 내가 느낀 바를 정리해본다.


1년 영어유치원 다닌다고 영어실력이 한국말 까먹고 혀에 버터 바른 것처럼 향상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발표를 1년에 두어번 연극이나 공연형태로 볼 수 잇었는데, 영어대사를 외우고 이를 연기하며 실력을 향상시키는 기회임을 분명하나 문장발화나 구사능력이 한국사람이 영어를 읽는 그런 느낌이다.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1년동안 아이가 한국말을 까먹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나는 절충식 유치원을 보냈기에 이런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 좀 더 빡빡하게 학습을 시키는 곳에서는 아이들이 더 빨리 언어를 학습하고 그 성취또한 더 클 수 있다. 다만 아이에 맞게 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알파벳을 익히고 영어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획득할 수 있다. 그리고 익숙하게 말로 나오지는 않아도 단어와 문장을 잠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1년동안 향상되는 것은 분명하다. 영어를 언어로 흡수할 준비는 되는 것 같다.


해외살이 준비용으로는 영어유치원이 도움이 되었다. 특히 여아들은 처음에 가서 말로 친구를 사귀고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언어가 느는 데에 드는 그 적응기또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읽고 쓰고 그리고 어느 정도 말할 수 있는 능력이 현지에 적응하는 데에 큰 힘이 되었다.


해외에 살 계획이 없다면 영어공부를 중단없이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시기인 초등학교 저학년정도부터 영어학원을 다니는 것도 꽤 효율적이다. 왜냐하면 영어유치원을 다니는 그 시간동안 한글책을 마음껏 읽고, 각종 체험이나 견학을 하는 등 다른 경험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수능영어에만 집중하고 영어구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중학년에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해도 충분할 것 같다. 아이들이 결국 중학교 언저리에 재미없는 문법식 학원에 모이게 되기 때문이다.


유려한 발음과 두려움 없는 영어 구사력에 어느 정도의 가치를 두느냐에 따른 선택의 문제이지, 안 보내면 반드시 후회하는 조기영어교육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이 또한 아이들에 따라 그 결과와 받아들임이 천차만별이기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상황과 자녀의 능력에 맞는 이성적인 선택이 교육에는 중요한 것 같다.


미국에서도 공부를 거의 안하는 지역에서 지내다가 한국에 돌아온 이후, 친구들과의 생활에는 만족하지만 학업을 따라가느라 아이는 힘겨워한다. 공부란... 아이들의 자존감과도 연결되는 부분이기에 마냥 공부를 뒷전으로 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때로는 하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아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이 바쁜 사회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조금은 친구를 좋아하고,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바라보아주고 싶다.


베프와 동네에서, 2025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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