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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won Yeo Feb 12. 2024

돌아와요 부산 항에 기념비에 관한 단상



가 세 달 전 부산으로 여행을 갔었을 때 흥미롭게 본 돌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노래의 가사를 적어둔 기념비였습니다. 왜 사람들이 노래 가사를 이렇게 어떤 돌에 새겨서 기념을 하는가를 고민해 봤는데,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통의 기억을, 혹은 경험을, 혹은 무언가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킴으로써, 사람들을 하나로 묶기 위한 장치로서 이런 돌을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통념상 한국에 있는 사람을 하나의 민족이라고 부르는데, 학자들에 의하면 민족에 대해서 상당히 허구성이 있는 개념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하나의 민족 내지 하나의 국가에 속해 있다는 정체성을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까닭은 그런 정체성을 환기시키는 여러 가지 장치가 있기 때문인데, 그중에 하나가 대표적으로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아리랑과 애국가가 대표적인 한국의 국가와 민족을 각각 대표하는 정체성이 있는 노래라고 부를 수 있고, 이러한 상징이 지속적으로 중요한 순간, 예를 들면 광복절, 제헌절, 개천절과 같은 국가 기념 행사 때 반복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사람들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것의 연장선으로서 부산에 세워진 그런 노래 가사 기념비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어떤 음조와 멜로디와 같은 음악적인 요소가 박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사만으로도 사람들이 간접적으로 음악을 떠올리게 되고,


 지속적으로 같은 공간동일한 대상을 보면서 스스로 그 노래를 떠올리 이 장소에 가진 애착과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킴으로써, 그 부산 시민들 내지 대 주민들을 하나의 경험과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만듦으로써, 지역 주민들을 결속시키기 위해서 노래 가사 기념비를 세워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측면에서 음악이 단순히 어떤 소리 구조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성악을 기준으로 하면 가사 역시 매우 중요하고,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동시에 가사도 듣는다고 볼 수 있고, 또 가사를 통해서 음악을 떠올리기도 한다는, 보면서 음악을 이해하는 여러 가지 요소를 볼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또 더 나아가서 우리가 사회와 음악이 다소 분리되어 있다고 보는 관점도 있지만 사실 둘 사이는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음악은 사회를 반영하기도 하고 심지어 사회가 음악을 반영하기도 하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측면을 우리가 주목하면서 음악학 중에서도 음악 사회학에 대해서 보다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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