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iwon Yeo
Feb 24. 2024
인류의 진화에 기여하라
굉장히 세속과는 거리가 멀다는 면에서 성스러운, 영적인, 이념적인 구호인데 그래서인지 이 구호만 보면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한마디 뽕 같은 구호라는 점입니다.
이 '뽕'이 물론 고통을 잊게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히 편리하고 유용한 도구처럼 보이지만
실은 말 그대로 마약과 같은 중독성, 의존성, 자기파괴력을 가진 구호입니다.
단기적으로 고통을 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성장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고통조차도 회피하게 만드는 단지 순간적인 쾌감에 절여지게 만드는 것이죠.
누군가 -특히 21세기 현대 문명의 발전에 최전선에 서있는 사람-에겐 본래 뜻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스스로를 자극하며 더 좋은 아웃풋을 내도록 만드는 편리한 도구이겠죠.
하지만 저에겐 황새 쫓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뱁새와 같은 처지랄까요? 제가 되레 저 구호를 입에 달고 사는 건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마치 어른의 양복을 입은 꼬마아이와 같은 비웃음을 부를 모습인 것 같네요.
인류 문명의 진보를 이끄는 '머리'와 같은 이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구호를 '꼬리'의 내가 외치는 꼴은 그야말로 부조리한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