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won Yeo Feb 24. 2024

인류의 진화에 기여하지 마라

인류의 진화에 기여하라


굉장히 세속과는 거리가 멀다는 면에서 성스러운, 영적인, 이념적인 구호인데 그래서인지 이 구호만 보면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한마디 뽕 같은 구호라는 점입니다.


 이 '뽕'이 물론 고통을 잊게 만든다는 점에서 굉장히 편리하고 유용한 도구처럼 보이지만


실은 말 그대로 마약과 같은 중독성, 의존성, 자기파괴력을 가진 구호입니다.


단기적으로 고통을 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성장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고통조차도 회피하게 만드는 단지 순간적인 쾌감에 절여지게 만드는 것이죠.


누군가 -특히 21세기 현대 문명의 발전에 최전선에 서있는 사람-에겐 본래 뜻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스스로를 자극하며 더 좋은 아웃풋을 내도록 만드는 편리한 도구이겠죠.


 하지만 저에겐 황새 쫓다가 가랑이 찢어지는 뱁새와 같은 처지랄까요? 제가 되레 저 구호를 입에 달고 사는 건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마치 어른의 양복을 입은 꼬마아이와 같은 비웃음을 부를 모습인 것 같네요.


인류 문명의 진보를 이끄는 '머리'와 같은 이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구호를 '꼬리'의 내가 외치는 꼴은 그야말로 부조리한 듯하네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