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iwon Yeo
Oct 09. 2021
<보상체계 만능론?>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 격언은 교육심리학이 박살낸다. 심리학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보상입니다. 동기 부여에 있어서 보상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다만 외제 동기는 외적인 보상이고요. 칭찬, 물질, 성적, 금전, 음식, 마시멜로를 예로 들을 수 있습니다. 내적 보상은 당사자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보상이라는 겁니다. 성취감 자부심
교육심리학에선 칭찬 함부로 남발하지 말라고 나옵니다. 칭찬을 받기 위해 공부하다보면 눈치보게 된다는 겁니다.
여하간 보상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는 담론들이 꽤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헌혈의 예가 있었습니다.
금전적인 보상을 하지 말아야 되는데 돈으로 보상을 하면 되려 역효과가 난다는 겁니다. 헌혈을 매혈로 바꿨을 때가 예입니다.
수요 공급의 원리에 따라 적절한 금전적 보상을 해주면 그 보상을 바라봐서 더 많은 혈액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이 됐는데 실제로 혈액 공급량은 줄어들었고 품질까지 저하됐다고 합니다. 기존에 헌혈을 했던 사람은 자신의 행동 동기가 금전적 보상처럼 비춰지는데 굉장히 화를 냈다고 합니다.
기존에는 자신의 자부심으로 (물론 이 자부심이라는 것도 4차 재난지원금으로 인한 조롱의 의미로 변질됐지만)
사회 공동체에 헌신한다는 마음으로 헌혈을 했던 건데 금전적 보상이 설정이 되니 돈 때문에 피 뽑는 것처럼 비춰지는 게 싫다는 겁니다.
또 한편으로 품질이 나쁜 혈액이 많이 공급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피를 조금이라도 더 팔으려고 건강 상태를 속이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헌혈 전 건강체크 문진표 거짓으로 썼다는 겁니다. 해외 나갔던 사람이 안나갔다고 거짓말하고 금지된 약물 먹고도 그런 적 없다고 시치미 뗀다는 겁니다.
금전적. 인센티브가 부작용 낸 셈입니다 물론 부작용이 꼭 나쁜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청소년들이 반항을 하고 또래 문화에 어울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하기 싫은 학생도 또래 친구들 눈치가 보여서 피어프레셔(동조 압박 또래 압박)로 공부하지 못하고 또래에 어울리는 겁니다.
("학교폭력 멈춰!" 영상도 보면 '쉬는 시간에 공부하냐? 모험생인 척하지 마!'라며 꼽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금전적 보상이 또래 압력을 벗어나는 장치될 수 있습니다. "나도 공부하기 싫은데 돈 준다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거야"라는 식으로 궁상맞게 변명하며 공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음악 교육심리학에선 더 재미있는 얘기가 나옵니다. 학생 동기부여할때 보상을 음악 그 자체로 하라는 겁니다.
음악적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서 계속 음악 공부를 하도록 설정하면 자연스럽게 지속적으로 음악 공부한다는 겁니다.
너무 아름다운 화음, 유려하게 흐르는 멜로디, 다이나믹한 리듬을 듣고 싶어서 자꾸 연습하고 공부한다는 겁니다.
새삼 신기했습니다. 보상이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말입니다.
농담조로 현금, 음악적 아름다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다들 현금을 선택할 것 같지만 의외로 음악적 아름다움을 선택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겁니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고요. 음대 예고 예중에 수두룩합니다.
자기 용돈의 대부분 들여서 마스터클래스, 연주회 다니는 애들 정말 많습니다. 단순히 더 높은 성적 받기위해 돌아다닌다고 하기엔 그 열정은 엄청납니다.
진짜 그 음악적 아름다움이라는 걸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그렇게 지갑을 여는 거 아닐까요?
많은 음악가들이 음악으로 번 돈을 또 음악을 공부하고 향유하는데 씁니다. 재투자입니다. 많은 문화예술시장이 그렇지만 공급자와 수요자가 일치하는 풀을 가집니다.어쩌면 아름다움이라는 게 생각보다 큰 동기인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아름다움이 강력할까 생각해 보면 생식 본능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합니다.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아름다움이 기능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심오한 고도의 예술가적 세계, 예술 혼이라고 미화를 할 수 있겠지만 근원적으로는 유혹 본능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질문 바꿔서 현금과 아름다움을 통한 이성유혹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후자도 꽤 선택할 겁니다.
예술적 아름다움과 외모 치장의 아름다움은 같은 근원을 가질지도 모릅니다. 좀 더 고차원적인 분들은 예술적 아름다움을 선택할 뿐인 것이죠. 예술 전공자 특유의 품위 유지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될 것 같습니다.
참고문헌:
Aldred, Jonathan. 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경기도: 21세기북스, 2020.
함희주. 음악교육의 기초. 경기도: 교육과학사,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