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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won Yeo Oct 09. 2021

오페라 생산비용 하락에 따른 과잉공급과 저품질화

양산형이란 단어는 멸칭으로 쓰입니다. 질보다는 양을 우선해 조악한 물건을 생산한다는 뉘앙스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의 조악한 양산형 음악이 유독 많았던 시대,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 나폴리에서의 오페라입니다.


기존의 음악은 어느 정도 진입 장벽이 있었습니다. 중세 시대 는 교회에서 종교 음악을 생산했고 그걸 들으려면 사회적 지위가 있어야 됐습니다. 돈만 있는다고 청취 가능한 게 아니었습니다.르레상스 때도 그 흐름은 계속 이어집니다.


반면 17세기 바로크부터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상업용 공공 오페라 극장이 생깁니다. 최초의 공공 오페라 극장은 베네치아에서 탄생합니다만 활발하게 퍼진 건 나폴리에서입니다.


그래서 돈만 있으면 오페라 보는 분위기 형성되는 곳은 나폴리입니다. 흥행 위주로 오페라가 생산되었습니다. 이왕이면 예쁜 가수가 화려한 노래를 부르게 만들었습니다. 프리마 돈나의 기원입니다.


오페라의 기능이 '극'이었던 것을 비교해보면 '인물' 그것도 특정 가수에게 옮겨간 셈입니다.


작곡가들은 또한 더 많은 돈을 벌려고 엄청나게 많은 오페라 작품을 공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산형 오페라가 넘쳐나게 되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오페라를 작곡하기 위한 꼼수는 여러 군데서 발견이 됩니다.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대칭형 악곡으로 느껴지는 3부분형식

다카프 아리아 aba 형식도 생각해보면 빨리 작곡하기 위한 장치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막말로 a부분과 b 부분만 쓰면 저절로 뒷 부분 a'는 앞부분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하면 됩니다. 그냥 수량적으로 단순하게 계산하면 실제 연주되는 분량의 2/3만 써도 됩니다.


이건 도돌이표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인데 도돌이표까지 고려하면 최소 1/5까지 떨어질겁니다. 굉장히 경제적입니다.


물론 이건 나폴리 만의 관습은 아니지만 숫자저음 역시 작곡 비용과 시간을 압도적으로 줄여 작품을 과잉공급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음악은 사실 동시에 여러 음이 울립니다. 4성부 합창단이라면 4개 이상이 적어도 동시에 연주되는 겁니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이렇게 4개 말입니다.

 그래서 작곡가들이 합창곡을 쓸 때 연주의 한 순간을 표상하기 위해 합창곡의 경우 적어도 4개 이상의 음표를 그려야하는 겁니다. 오케스트라는 더 많고요.


하지만 바로크 시대 관습은 가장 높은 음의 성부와 가장 낮은 성부만 적고 가운데 부분은 알아서 연주자가 채우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숫자저음인데 단순하게 4성부 곡이라고 가정하면 절반인 2개 성부만 기술하면 되므로 시간이 1/2으로 줄어듭니다.


이렇데 생산 시간과 비용을 압도적으로 줄여서 그 남은 시간과 돈으로 품질 개선과 연구를 했어야했는데 당대 작곡가들은 그러지 못했나 봅니다.


결과적으로 음악사에서 기록된 나폴리 오페라는 반면교사로 기록됩니다. 저질 양산형 오페라만 넘쳐나고 흥행을 위해서 무리하게 스타가수 스카웃 경쟁이 있었다. 음악적인 가치가 있는 작품은 없다. 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후 특정 스타 가수의 화려한 노래에 의한 흥행 위주의 오페라는 소위 적폐 청산 대상이 됩니다. 굴룩이란 오페라 작곡가의 오페라 개혁이 음악사의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골자가 가수가 노래 부르는 부분인 아리아 축소입니다.


또 기존엔 오페라와 독립적인 분위기 가진 서곡을 내용과 연계시킨 것이 그 내용입니다. 이건 이론적인 부분이고  오페라 개혁 내용을 충실히 작품에 반영하고 성공한 작곡가가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입니다.


제가 영상에서 연주하는 곡도 모차르트 오페라 일부입니다. 성악 전공 선배의 실기 시험곡 반주를 제가 했습니다.


모차르트는 희극 오페라로 성공한 사람입니다. 희극은 서민이 즐기고 비극은 상류층이 향유합니다. 당대의 상류층을 풍자하는 그런 내용의 오페라를 많이 썼습니다. 밑에 첨부한 돈 지오반니도 아주 방탕한 생활하는 귀족을 풍자했습니다.

또 대표적인 것으로는 피가로의 결혼이 있습니다.


피가로의 결혼은 하인과 부인을 못살게 구는 귀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바람을 피우는 내용입니다. 상류층 귀족을 풍자하고 해학적으로 그린 오페라가 많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당대 군주의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침 옆나라 프랑스에서는 블란서 대혁명이 터져서 안 그래도 신분제에 대한 도전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뒤숭숭한 분위기 있는데 문화적으로 거기에 힘을 보태는 내용의 오페라를 모차르트가 상연을 한다니까 상당히 불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이 터지고 군주는 상당히 예민해져서 발레도 오페라에서 금지시키게 됩니다. 모차르트는 오페라에 발레를 종종 쓰곤 했는데 그 규제에 막혀서 이상한 막춤을 집어넣기도 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왕이 그럼 막춤 집어넣을 바에 그냥 발레를 집어넣으라고 해서 회복이 됐긴 했지만 말입니다.


모차르트가 꼭 이런 풍자 오페라만 적은 건 아닙니다. 풍자 내용 오페라는 대부분 이태리어로 된 오페라 부파입니다.

독일어 오페라 징슈필 확립에도 큰 도움 줬습니다.

징슈필은 sing+spiel 즉 "노래+놀이"라고 직역할 수 있겠지만 그냥 독일어 오페라라고 보면 됩니다.


그 유명한 하이톤으로 전개되는 밤의 여왕 아리아가 포함된 '마술피리'가 대표적인 징슈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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