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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won Yeo May 24. 2024

먹고 사는 문제가 힘든데 먹는 입을 줄일까 말까?

먹고 사는 문제가 힘든데 먹는 입을 줄일까 말까?

I. 들어가며: 먹고 사는 문제 그리고 인구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건 먹고 사는 문제다. 물론 사변적인 토론, 윤리와 선의 문제, 영적 체험과 종교, 초월적 아름다움과 예술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문제 역시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도 기본적으로 의식주가 충족되어야 논의 가능한 것이다. 인구 문제는 곧잘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와 연결지어서 얘기된다. 글자 그대로의 뜻을 따지면 '사람 입'인 점만 봐도 알 수 있고 오늘날 첨예하게 한국의 문제로 '저출생'을 언급하는 것 역시 먹고 사는 맥락으로 이해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먹고 사는 문제와 인구와의 관련성에 대해 상반된 두 시각이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같은 예산이라면 더 질 좋고, 양 많은 1인당 재화와 서비스를 할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머릿수는 적지만 강한 인재가 양성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적은 인구가 먹고 사는 문제에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록 머릿수가 적지만 높은 노동 생산성을 통해서 재화와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가 등장할 거라는 기대도 일리가 있지만, 1인당 노동 생산성이라는 것은 그 증가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고 보며 개인의 노동 생산성이 아무리 낮아도 최소한의 인간 노동력의 하한이 있는 점을 고려해보면 많은 인구수를 가지면 다량의 노동력을 창출할 수 있고 이것이 경제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대립된 주장도 존재한다.

 

전자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이 목도하고 있는 저출생 현상은 문제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들은 저출생의 조건 하에서 어떻게 인재 육성 정책을 펼칠지 노력해야 한다고 볼 것이다. 반면에 후자의 경우에는 저출생 일종의 문제 상황이라고 설정을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해결법을 고안할 것이고, 해결이 불가하다면 저출생을 조건으로서 정책을 펼칠 것인데 전자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할 것이다.

 

나는 두 대조되는 입장을 비교하여 한국 사회의 저출생 현상을 분석하는 보다 더 적합한 시각이 무엇인지 고민하여 답을 도출할 것이다.

 

 

II. 본론: 인구 문제 그리고 산업과 교육

 

1. 한국의 산업구조

 

한국 사회는 어떠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앞서 다양한 산업구조를 논해보자. 우선 농업사회는 농사를 주 산업으로 하며 그 특성상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며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그렇기에 인구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산업구조이다.

그 다음은 공업사회. 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구조는 물론 농업과 달리 소위 n교대 작업을 통해서 24시간 365일 조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훨씬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기보다는 비교적 단순한 노동력을 요구하는 것이 마찬가지이기에 공업 사회 역시 노동력과 인구 수가 중요한 산업 구조이다. 인간의 육체적 에너지를 요구하는 노동이기에 인간의 신체 구조의 한계가 있어 1인당 생산량에도 상한선이 있다.

 

그렇다면 정보사회는 어떤 산업구조를 가지는가? 정보 사회는 인간에게 단순 노동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고도의 창조성, 지적 문제해결능력을 통해 경제적 효용을 증가시키는 산업을 가지는 사회이다. 그렇기에 1인당 생산성의 차이는 그 사람의 지적 능력에 따라 수십, 수백 배씩 벌어질 수 있으며 소위 ‘천재’ 한 사람이 수 백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산업구조이다.

 

한국은 정보 사회이다. 이런 만큼 단순히 육체적 노동을 하는 사람이 많이 필요하기보다는 고도의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할 만한 인재가 필요하며, 결국 앞으로의 인구와 경제에 관한 논의는 소위 압도적인 1인당 경제적 퍼포먼스를 내는 인재를 어떻게 창출 할 것이냐? 소위 ‘“천재’를 창출하는 데 있어서 적은 인구 수를 가진 사회가 바람직하냐, 많은 인구가 있는 게 좋냐?“라는 질문에 따라서 여러 가지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2. 인재 육성에 대하여

2-1. 인구수가 적은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한때 많이 들었던 인구 관련 표어이다. 나름 일리가 있는 말인데 동일한 부모의. 소득이라면 자녀 머릿수가 줄어들수록 자녀 개개인에게 투자할 수 있는 교육비가 더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국가 전체로 확장해서 얘기해 보면 머릿수는 적지만, 양질의 교육을 받은 인재가 저출생으로 인해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 머릿수의 몫 또는 그 이상의 경제적 퍼포먼스를 낸다 인구 수가 적은 것은 경제적 문제가 아닐 것이다.

 

특히한국의 교육 예산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방향이기에 더더욱 한 사람 개개인에게 더 투입되는 교육비가 높아져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이전보다 좋은 품질의 교육을 받으면서 인구 수가 적은 사회에서 자란 아이들은 줄어든 인구 수의 퍼포먼스를 상회하는 경제적 성과를 내는 학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2-2. 의문과 회의

 

하지만 압도적인 지적 능력을 통해서 경제적 퍼포먼스를 보이는 인재, 즉 천재가 과연 교육을 통해서 탄생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도 든다. 근본적으로 교육은 지금껏 인류가 쌓아온 어떤 문명을 체계화하고 이를 전수하는 역할이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이 이뤄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기존의 성취물을 잘 전달하는 것이지, 결국 자신의 몫으로 소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혀 다른 산출물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학생 개개인의 개성, 우연, 영감, 타고남, 재치 등의 운적 요소이다.

 

과연 교육만을 통해서 천재를 양성할 수 있냐라고 할 때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며 진정한 천재가 탄생하려면 물론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2-3. 인구수가 많다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

 

결국 천재는 기존의 교육을 통해서 육성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고난 인재가 교육을 통해서 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지 교육을 통해서 천재를 육성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일종의 오만이자 착각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얘기했던 한 인재가 천재적 성과를 내는 데 중요한 것은 개성, 우연, 영감, 탁월함, 재치 등의 운적 요소인데, 이런 운적 요소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말 그대로 사람 머릿수가 많아서 그 가운데에서 천재가 탄생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인도 개발도상국으로 교육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없지만, 그토록 수많은 이공계 인재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높은 인구 수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학구열이 강한 문화 속에서 자란다면 적은 인구 속에서도 인재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고 반론할 수 있지만 그러한 사회에서 탄생한 인재란 공업사회 정도에서는 몰라도 정보사회에서의 천재라고 보긴 힘들다고 본다.

 

III. 맺으며: 저출생 현상은 경제적 측면에서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

 

이상의 논의를 통해서 인구 소멸 문제는 단순히 사람의 머릿수가 줄어든다는 차원을 넘어서 한 사회의 산업, 구조, 교육 체계 등 다양한 측면과 얽혀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유기적으로 살펴야함을 보였다.

 

혹자는 인구가 줄어도 남은 인구를 바탕으로 양질의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고 보지만, 나는 이 주장에 매우 회의적이고 그 이유는 한국의 산업 구조와 교육의 특성과 한계를 통해서 설명하였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저출생 현상은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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