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학교 후문 쪽 카페에서 석사과정하는 누나와 함께 커피와 디저트를 먹었다. 전역하면 나도 인스타 감성 넘치는 아기자기한 카페 탐방해야지. 소품을 다루고 의미부여하고 수다떠는 것. 비생산적이고 무의미해보이지만 되레 그래서 나만의 의미부여할 수 있는 행위들. Aesthetic했다.
@Cafemanyplz
멸공의횃불
아는 형이 사준 문어치킨을 저녁에 먹었다. 쫄깃한 문어맛이 일품이다. 술을 안 마시는 나 조차도 저 날은 어찌나 맥주가 맛있게 땡기던지.
밤에 나에게 종종 화성학 질문을 주는 의대 다니는 형과 만나서 재밌고 학술적인 얘기를 나눴다. 음악에 관한 이야기도 즐거웠다. 나중엔 종종 같이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도 보기로 했다.
푸른 소나무
2022.04.23 서울 시청 지하에 위치한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들은 세미나. 창작무용단체 괘념치가 말하는 '무용수가 음악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들었다. 확실히 무용수들은 직감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받아들인다. 공간감, 안무 등이 주요 키워드였던 기억이 난다.
세미나가 끝나고 귀여운 동생이랑 같이 북촌 한옥 카페에 갔다. 날씨는 더웠지만 좋았다. 이때만큼 행복한 기억은 휴가내내 없었다. 무슨 얘기를 해도 다 귀여웠고 서울의 한옥은 너무도 고즈넉했고 디저트는 달달하여 좋았다.
나와 그 아이는 같이 청계천을 걸었다. 청계천 물로 신발을 적시기도 했다. 종로2가에서 출발한 우린 마침내 동대문에 도착했다. 그녀가 그토록 치고 싶어했던 Bill evans-Waltz for dabby를 초견으로 연주해줬다. 그 외에 Mozart sonata나 Clementi sonatine 도 연주해 재밌는 시간이었다
한강수야 잘 있거라
2022.04.24
미분당 쌀국수를 사랑했다. 미분당을 먹으면 속이 든든했고 두뇌회전도 빨리 돌아갔다. 고기에 든 영양소가 풍부했나보다. 훈련소에 있는 내내 그리웠다. 막상 먹어보니 입맛이 변해서인가? 그렇게도 그리웠건만 어째서 많이 먹지도 못했다. 다음에 다시 가봐야겠다.
스시집에 갔다. 투박하게 두툼하게 썬 회와 시큼하니 입맛 돋구는 밥은 정말 조화롭다. 최고의 초밥이다. 어쩌면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다. 휴가 나와서 3번은 이 집에 갔다. 여기 초밥 먹고는 난 다른 곳에서 초밥 잘 못 먹는다. 사장님께서 노량진에서 몇 십년동안 일하셨다고 한다.
2022.04.25 텐동을 먹었다. 첫번째 사진은 그집에서 옛날에 먹었을 때 찍은 사진이고 나머진 휴가때 찍은 사진이다. 먹음직스럽게 장어가 두툼하니 나와서 그걸 첫번째로 뒀다. 정말 미친듯이 맛있다. 바삭하고 짭조름하고 행복하다.
엄마와 같이 스타벅스 리저브에 갔다. 확실히 곱고 부드러웠다. 카스테라 역시도 맛있었고 무엇보다 커피가 목넘김이 너무 좋았다. 그냥 일반 스타벅스에서 파는 거랑 맛이 전혀 달랐다. 괜히 프리미엄 전략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었다.
최후의 스시. 서비스로 나온 회는 살짝 기름져 마치 과메기를 먹는 것 같아 행복했다. 기름+와사비+간장의 조화는 위대하다.
2022.04.28
휴가 복귀일 아침. 저녁까지 들어가기 전 뜨는 시간에 조용히 주특기 복습하고 갔다.
자유진영이 공산진영을 절대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렇게 군인들이 자기 주특기에 몰입해있기 때문이다. 소총수는 휴가 나가서 서든어택하고 군악대는 군가 편곡하고 있다.
#멸공 #북진 #군악대
소총수가 휴가 나가서 총쏘는 게임 즐기는
동아시아 최고의 병참국가 ROK 군악대는
신병위로휴가 나가서 군가를 편곡합니다.
첫 휴가 너무도 잘 보냈다. 영감이 꽃처럼 만개해서 온갖 작품들이 피어오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지원이 현재 하고 있는 일
(군악대)
전투인력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육군가, 전선을 간다 등의 군가 및 기타 행진곡을 연주하여 전투력 상승에 기여하는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그 외 장성, 영관 및 고위 공무원의 이취임식, 임관식 등 행사 의전에 참여합니다. 현재 금관악기 중 가장 높은 음역대를 가진 트럼펫을 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