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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won Yeo Jul 28. 2022

기호학: 이항대립

안녕하세요. 여지원입니다.


오늘도 제 콘텐츠 선택해주시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구조주의 기호학의 기초 원리가 되는 이항 대립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구조주의는 수많은 개별 사례 밑에 기초 구조가 있다고 보는 개념입니다.


이 구조라는 것이 바로 이항대립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공간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아주 어려운 질문인데 구조주의자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시간의 반댓말


 또 다른 예를 들어드리면 여자라는 것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남자의 반댓말 이렇게 정의할 겁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개념을 규정하기 위해서 그것의 반대로서 개념을 규정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이항 대림입니다.



이 원리가 확장되어 모든 개념 전반에 그와 대립되는 쌍이 하나 있고 구조로 엮이는 것에 반대로서 그것을 규정해야 된다고 보는 것이 소쉬흐를 비롯한 많은 구조주의 기호학자들의 생각입니다.


재밌는 넌센스 퀴즈 하나를 제시하겠습다.


산토끼란 무엇일까요? 대답하기가 굉장히 난해한 질문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퀴즈가 나온 겁니다. 산토끼의 반대말은 무엇인가.


아주 다양한 답안이 있습니다.

죽은 토끼

집토끼

알칼리 토끼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산토끼라는 개념처럼 단독으로 정의하기 힘들고


판토끼의 반대로서 산토끼

알카리 토끼의 반대로서 산토끼

죽은 토끼의 반대로서 산토끼

판토끼의 반대로서 산토끼


이런 식으로 개념을 규정해야 된다고 보는 것이 이항 대립 구조주의자들의 생각입니다.



한편 비슷하지만 다른 것이 하나 있습니다.

모순입니다.


산토끼의 반대말로서 '사지 않은' 토끼라고 대답하면 안됩니다.


그건 '반대'가 아니라 '모순'입니다.


이항대립이라는 것이 소쉬르를 비롯한 초기 구조주의 기호학자들은 그와 대조되는 어떤 특정한 쌍을 반대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예를 들면 여자의 반대로서 남자, 공간의 반대로서 시간)


기호학자 그레마스 이후에는 개념이 좀 더 확장되어 이항 대립의 범위가 모순으로도 적용이 됩니다.


 여자 이항대립이 반대항인 남자도 되지만 (그레마스에 의하면) 모순항인 여자가 아닌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간의 이항 대립의 대상으로 반대항인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모순항인 공간이 아닌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레마스의 생각이었습니다.


재밌는 예를 하나 들어드리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 잘생겼냐고 저한테 물어봤다고 칩시다.


이때 대답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긍정의 답을 하고 싶으면 잘생겼다라고 말하면 되고

부정의 답을 하고 싶으면 못 생겼다라고 하시면 됩니다.


근데 거기서 이항대립을 좀 더 응용해서 못생겼다고 직접적으로 말하기 힘들때 에둘러서 말하기 위해서 "잘생기지 않았다." 이렇게 대답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다음에 또 잘생겼다고 생각이 드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못생기진 않았다." 이렇게 대답을 할 수 있습니다.



. 또 한편 못생겼다고 생각되지도 않고 잘생겼다고 생각되지도 않으면 둘 중에 하나의 대답으로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잘생기지는 않았다" 혹은 "못생기지 않았다."


그 둘 중에 하나로 "못생기지 않았다"는 것은 "잘생겼다" 혹은 "못 생기지도 않고 잘 생긴 것도 아닌 것" 둘 다 지칭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의미사각형에서 가로 관계에 있는 것이 서로 반대항

대각선 관계에 있는 건 서로 모순항.


다만 세로 관계는 배타적으로 한쪽으로만 함의 관계이다.



그레마스의 기호 사각형에 있는 사각형은 이런 식으로 구성이 되는 겁니다.


또 다른 그레마스 사각형의 좀 더 쉬운 예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옛날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에 보면 이상과 이하에 대해서 나옵니다.


"초과, 미만, 이상, 이하" 이 네 가지 항을 잘 기억하시면 됩니다.


초과의 반대말은 확실히 미만이 맞습니다.

초과의


근데 초과, 미만이 못 표현하는 그 중간 부분을 나타내기 위해서 나온 것이 바로 이상과 이하입니다.


"미만이 아닌 것"은 "초과"일 수도 있고"이상"일 수도 있다.


초과는 이상을 함의하는 것이고

미만은 이하를 함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레마스 사각형의 개념은 모순 반대 함의 즉 3개의 이항 대립이 엮여서 만든 것이 사각형입니다.


이런 의미사각형이 우리 마음 속에서 텍스트를 해석할 때 근저에 있다고 보는 것이 그레마스의 과감한 주장입니다.


 한편 그레마스의 주장에도 문제가 몇 가지 있습니다.


이게 실제로 적용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인데 모순 개념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봐야 됩니다.

삶에 반대 말은 죽음인 건 알겠습니다.


근데 그것을 기호 사각형으로 만들 때 삶이 아닌 것은 어떻게 정의해야 될까요.


죽음은 삶이 아닌 것에 포함되는 것은 알겠는데, 삶이 아닌 것과 죽음은 어떻게 구별해야 될지 좀 곤란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즉 중간범위에 해당하는 개념이 항상 있는 게 아닙니다.  그 경우에는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중간범위를 표현해야하는데 그만큼 애매하고 자의적인 면이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반대 개념에 대한 문제점입니다.


소년의 반대말은 소녀일까요. 아니면 청년일까요.


애매합니다.


물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래마스가 사용한 방법이 있긴 합니다.


바로 소년의 의미 자질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의미소를 분석하는 것인데

소년이라는 것은 남자-어린이입니다.


그래서 남자의 반대말인 여자가 있으니까 여자-어린이 즉 소녀가 반대말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남자-어른인 청년이 반대말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그레마스는 의미를 좀 더 명석하게 구성 요소를 분해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이것은 음성학 (수능 국어영역 화법과 작문 단원에 등장하는 음운론)


양순음이니 파열음이니 거기에 음운 분석하는 아이디어를 의미론 전반에 차용해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한편으로는 문화권에 따라서 반대 항을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검은색의 반대말이 흰색일 것 같지만 검은색의 반대말을 노란색일수도 있습니다.

흑발 금발, 오방색

 서양인은 머리가 노랗고 동양인은 머리가 까맣기 때문에

흑발과 금발의 대립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오방색에 익숙한 사람은 검은색에 반대되는 것이 빨간색으로 설정되어 있다. (현모와 주작) 오방색에 익숙하면 다르게 대답할 수도 있는 겁니다.


또 반대로 생각해 보면 흰색도 마찬가지예요.

청기 백기 청군 백군에 익숙한 사람은 흰색의 반대 말을 파란색으로 인식할 수도 있는 것이고


직관적으로 그냥 흰색의 반대 말을 검은색으로 대답할 수도 있다.


그만큼 이것은 문화, 사회 관습적인 영향도 많고 상당히 자의적이다.


굉장히 자의적인 관습에 의해서 설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를 하셔야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항대립은 굉장히 유용합니다.


어떤 사람한테 특정 개념을 정의하기 어려울 때 그 반대되는 것을 무엇으로 보냐를 앎으로써 개념의 얼개를 잡기 쉽습니다.



 그레마스에 따르면 모든 텍스트에는 근저에 있는 의미사각형이 있다고 보는데 매우 도발적이며 흥미로운 가설입니다.


 광고, PR, 커뮤니케이션, 서사 구성과 분석에 유용하게 쓰는 모델입니다.


제 영상 선택해주시고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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