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소리 죽여 우는 아이

by Jiwon Yun

※ 영화의 주요 장면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소녀 렌의 관점으로 전개된다. 렌은 누군가 자신의 잘못을 분명하게 짚어주길 바라며, 부모의 관심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아이다. 누구에게나 성장통은 찾아온다. 그리고 성장에는 언제나 꼭 쥐고 있던 것을 놓아야 하는 순간이 따른다.


렌은 과거의 자신을 측은하게 바라보지만, 끝내 그 아이를 꼭 안아주며 스스로를 놓아 보낸다. 혼자가 되기 싫은 마음을 떨쳐내려 애쓰는 소녀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코끝이 시큰해졌다. 보통 아이들은 소리 내어 울지만, 렌은 소리를 죽여 울었다.


어렸을 때의 나는 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믿었다. 애써 숨기고 외면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나 그때 제대로 돌보지 못한 내면은 지금까지도 나를 붙든다. 적절한 시기에 자라지 못한 마음은 시간을 건너와 여전히 말을 건넨다. 결국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은 나를 돌보며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혼자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을 관계 속에서 비로소 발견하게 된다.


후반부, 아이의 내면에 깊이 집중하는 장면은 몽환적이고 이질적인 분위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후세계를 표현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영상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마도 그것은 렌이 자신의 내면에서 가족에 대한 집착과 불안을 태워 보내고, 한 뼘 더 자라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아이의 세계에서 가족은 전부에 가깝다. 부모가 불안하고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그 공기를 고스란히 들이마시며 자란다.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끌어안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