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주제와 감정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배우 주동우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너를 혼잣말로 두지 않을게》에서 읽은 ‘나의 디바 주동우’라는 글을 통해서였다. 길지 않은 에세이에는 그녀의 표현력과 눈물에 대한 감상이 팬심을 넘어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겨 있었다. 그 글을 읽고 나면 그녀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영화에서 처음 그녀의 연기를 곱씹으며,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에너지와 독보적인 매력을 느꼈다.
주동우가 연기한 안생은 자유롭고 쾌활하다. 어디에 있든 분위기를 주도하고 자연스레 시선을 끈다. 반면 안생의 친구 칠월은 모범생이다. 그런 안생을 부러워하고 동경하면서도, 쉽게 닮을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방랑자로 살아가는 안생은 오히려 정착한 삶을 꿈꾸고, 안정 속에 있는 칠월은 자유를 갈망한다. 자유를 가진 사람과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이지만 자유만은 갖지 못한 사람이 대비되며 두 사람은 물과 기름처럼 어긋난다.
칠월은 안생을 자기만큼 사랑할 수 없음에 실망한다. 마치 자신의 일부를 빼앗긴 듯한 감정 앞에서, 그녀는 안생이 아닌 스스로에게 낙담한다. 충분히 속상하고 화를 낼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나는 그만큼 깊은 우정을 겪어본 적이 없기에 감정에 완전히 이입하기는 어려웠지만, ‘본인만큼 사랑할 수 없어서 실망하는 마음’은 어떤 것일지 궁금해졌다. 깊은 관계일수록 서로를 가장 잘 알게 되고, 동시에 가장 아프게 할 방법도 알게 된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왔다.
이 영화는 두 인물을 통해 사랑과 질투, 동경과 결핍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결국 남는 것은 누가 더 옳았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한때 그렇게까지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