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한마디가 마음을 살린 순간
누군가 나를 믿어준 날이었다.
평소 나는 확신이란 것을 잘 느끼지 못했다.
타인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쉽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나를 믿지 못하니
사람들의 웃음도 어쩐지 나를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나는 수학을 참 못했다.
“네가 뭘 하겠냐.”
“이걸 풀 수나 있겠어?”
그 말들 속에서
나는 점점 작아졌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달랐다.
“넌 잘할 수 있어.”
그 말은
나를 향한 첫 번째 믿음이었다.
기말고사 날,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문제를 붙잡고 있었다.
목뒤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며칠 뒤 점수표를 돌려받았다.
내 점수는 50점이었다.
그런데 점수표를 보던 선생님이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40점이나 올랐네. 정말 잘했다.”
그 순간의 표정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내 마음이 파도처럼 일렁였다.
괜히 울 것 같았다.
그 말은 그저 다정했다.
그때 처음으로
나 자신을 조금 좋아해 보고 싶어졌다.
나는 오랫동안 나를 미워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가 나를 미워했던 건
어쩌면 그만큼
나를 믿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걸.
오늘도 나는
가끔 그 말을 떠올린다.
“40점이나 올랐네. 정말 잘했다.”
누군가의 다정한 말 한마디가
사람을 조금씩 살린다는 것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