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흔들린 날

하신선 2

by 하신선

왼손 검지 끝이 찢어진 고무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에 넣는다.


손끝이 잠시 허전하다.


생선 냄새가 밴 옷을 정리하며

머릿속에 남은 말들을 꺼낸다.

고운 말,

마음에 걸린 말.

구겨 넣었다 다시 펴 본다.


집으로 걷는 길,

해가 정수리를 누른다.

따뜻한 냄새가

비린 공기를 밀어낸다.


이어폰을 꽂고

한 걸음 늦춘다.


오늘은

어제보다 덜 흔들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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