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끌어 주는 사람

감사한 나의 직장 상사

by 달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벌고 있다.


하루 5시간. 나의 근무시간이고, 회의가 있는 날이 아니고서야, 딱 5시간만 지켜 근무하면 하루 일과가 끝난다.


누군가는 별 것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냥 자리를 지키고, 할 일을 하다 루틴만 지키고 퇴근한다. 그것이 나의 할 일이다. 가끔은 회의도, 수업도 하지만 그것은 한달에 두어번 있는 일.


브런치 글을 쓰지 않는 동안 나는 상실을 두 번 겪었다. 우리 가족과 7년을 함께한 강아지가 죽고, 2주도 채 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글을 쓰지 않은지 오래되어 무슨 말부터 써야할지 모르다가, 과거의 내가 사회생활에 대해 쓰기로 한 약속을 보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사회생활은 말 그대로 내가 사회에서 겪는 생활이다. 일을 하고, 직장 동료와 관계를 맺고, 돈을 버는. 그리고 회식도 가끔 참여하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겪은 나의 생활.


나는 같은 일을 2년째 하고 있다. 내가 무사히 2년간 일을 할 수 있던 것은 정신과 약도 물론 중요했지만 나를 이끌어주는 상사의 역할이 지대했다.


엄마와 강아지를 모두 잃고 정신을 놓을때 쯤, 나는 정신과 보호병동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 모든 사정을 알고 대표원장님이 말씀하셨다.


"선생님, 부담스럽지 않으시면, 다 괜찮으니까 입원 했다가 복귀하세요."


뜻밖의 말이었다. 1년 넘게 일을 했지만, 그렇게 성실하지도... 최선을 다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했다.


"저는 선생님이 지금 행정 봐주시는게 너무 좋거든요."


사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나를 다시 이곳으로 불러 온 것은 대표 원장님이셨다. 나는 어머니의 호스피스 간병을 위해 퇴사했었다.


퇴사 후 3개월을 거의 집에 박혀 지냈다. 퇴사 한 사람을 다시 불러 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할 터, 원장님은 그런 것을 개의치 않고 혹시 구직중이냐고 여쭤보셨다.


나는 다시 복귀했다. 그리고 복귀한지 한달이 지나 바로 정신병동에 입원했다.


원장님은 그 모든것을 다 이해해주셨다.


내가 여기서 감사히 근무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아프고 힘든 시간에 나를 외면하지 않은 나의 상사 때문이다.


조울증의 사람들은 대체로 길게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아니, 조울증 뿐일까,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꾸준히 직장을 다니기가 힘든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것은 편견일수도 있지만, 나의 경우 그렇다고 생각했다.


오죽하면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직장 1년 채우면 상장을 프린트해 주겠다고 하셨던 적도 있었다.


그런 내가 2년간 이 직장에서 성실히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 덕분이었다.




나는 지금도 일상속 작은 전쟁들을 치루고 있다. 씻는것, 밥 먹는 것. 아침에 일어나는 것. 이 모든것이 나에게는 전투다.


그런데 그 와중에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느껴진다.


사회생활이라는 것의 매운 맛을 많이 봤던 과거들에 비해 지금은 순탄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텃새라던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던가, 내 이름을 부르며 소리치던 나의 직속 사수, 밀리는 월급에 밀리는 카드값, 공황발작이 잦아 자주 아프다는 이유로 짤렸던 경험들...


이 모든 경험들을 지나 나의 사회생활이 있다.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 원장님과

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나의 사람들과,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인 배우자가 있기 때문이었을까.


수많은 사랑이 나를 붙들어 준다.

이 모진 사회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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