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표현하는 세 가지 단어
<월간 오글오글>은 글쓰기 모임 오글오글 작가들이
매 월 같은 주제로 발행하는 매거진입니다.
11월 호 주제는 "나를 표현하는 세 가지 단어"입니다.
굿이라도 해야 하나?
요즘 내 머릿속 안에 잔뜩 들어있는 생각이다.
도대체가 안정이라고는 쥐뿔만도 없는 인생에
늘 대차게 까이기만 하는 보잘것없는 하루하루에
남들 다 누리는 평화의 피읖자라도 제발 나에게 허용되면 안 되는 거냐고!
“조상을 잘 못 모셔서 그래”
스물셋, 아버지 사업이 크게 부도났을 때, 들었던 말이다.
“서른일곱 되면 좀 나아져!”라는 말에 기겁했다.
“그럼 전 십 년 넘게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그리고 서른 일곱 겨울, 결혼을 했다.
나아졌냐고? 나아졌지. 십 년 넘게 탄 자동차가 퍼질까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되게 멋진 차로 바꿨고, 늘 남의 집 초인종 누르며 다녔는데, 번듯한 학원도 차렸다.
자수성가. 그게 나다.
대신 시어머니 꼬장 받아주다 연을 끊었고, 아버지는 위암으로 위의 90퍼센트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했다. 같은 시기에 넘어진 엄마는 척추가 부러져 수술대에 올랐고, 그 후로 손목, 다리, 갈비뼈가 차례로 또각또각 부러져 지금도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이번엔 한 번에 갈비뼈 세 대에 당이 500이다.
그렇게 나는 인생의 절반을 바라보게 되었다. 가족 뒷바라지만 하다. 학원 하니 좋지 않냐고? 세금이... 학부모들이... 그다음 말은 안 하겠다. 선생 응가는 그래서 개도 안 먹는 거다.
올 초에 만난 무속인께서 손을 꼬옥 잡아주며 하신 말,
“자기한텐 복채 안 받고 싶다.... 해결책이 안 보여... “
끝이 보이지 않는 안개 낀 길을 걷고 있다.
내 눈 감는 날이 끝일까.
하지만 인생, 반짝이게 닦아서 살아야 하지 않나?
나는 오늘도 웃으며 여행을 떠난다.
내 안의 평화와 안정, 휴식을 찾아.
매일 매 순간, 살짝이라도 반짝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