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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지웅 Oct 12. 2020

리코 GR2

_ 일상의 물건들 _ 02

_


켠다. 그리고 찍는다.


일상의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는 카메라.












디자인이 예쁘고, 사이즈가 너무 크지 않고, 무겁지 않아 손쉽게 휴대할 수 있어야 하고, 구동 속도가 빨라 원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잡아낼 수 있어야 하며, 튼튼하고.


카메라를 고를 때, 용도에 따라 개인의 선택이 나뉘겠지만, 여행을 다니며 야심 차게 준비한 DSLR의 그 무게와 휴대의 번거로움을 겪어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얻을 수 있는 고퀄의 결과물보다는 휴대성과 구동 속도에 포커싱을 맞추어 카메라를 고르게 되지 않을까?


액티비티가 많은 여행일수록 더 그런데 나 역시도 여행에서의 특별한 순간을 담기 위해 DSLR을 들고 다니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결국 첫날, 공항에서의 기록만 남아있고 대부분 휴대폰으로 찍었던 기억이 있다.


솔직히 라이카가 가지고 싶었지만, 보급형(?) 라이카의 가격대조차 너무 고가이고, 뭔가 그 가격의 라이카를 구매한다고 라이카를 소유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매일매일 사용할 것도 아니고 해서 찾던 중 선택하게 된 것이 'RICHO GR2'이다.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고, 와이파이로 사진을 넘길 때 느리고... 이런 자잘한 단점이 있지만 위에 열거했던 장점들은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실물 느낌 1_ 한 손으로 잡았을 때 부담스럽지 않은 사이즈



카메라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사실 리코 GR2도 새 제품은 그리 만만한 가격이 아니어서(2020년 10월 12일 기준 네이버 쇼핑 최저가 719,920원) 중고나라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디지털 기기를 중고로 사고 판 적이 없었지만, 처음으로 네이버 중고나라에 키워드를 등록해 놓고 아침저녁으로 염탐하며 적당한 가격의 GR2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러길 약 2주, 어느 날 40만 원 정도에 거래되는 물건을 발견하고 사기를 당할지도 모른다라는 불안함에 떨며 송금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 가지고 싶었는데 애매한 물건들은 중고로 키워드를 등록해 놓고 지켜보는 버릇이 생겼다...ㅎㅎㅎㅎ)



실물 느낌 2_ 나름 액정보호 필름도 붙어있어도 전체적으로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그렇게 벌써 1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순간을 기록으로 남겼고, 지금도 자주 휴대하고 다니며 주위 사람들과 사물을 찍고 있다. 아래는 개인적으로 느낀 장단점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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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1. 휴대성 (작은 사이즈 / 적당한 무게)

2. 디자인 (클래식한 바디와 색상/버튼의 위치와 크기)

3. 마감 (마그네슘 바디로 튼튼)

4. 구동 속도 (말 그대로 켜고, 찍을 수 있다.)

5. 접사와 심도 (특히 접사 능력이 생각보다 우수하다.)

6. 필터 (후보정 없이 다양한 색감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흔히 '성 카메라'라고 많이들 부르는데 개인적으로 과한 필터를 좋아하진 않지만, 큰 보정 없이 특별한 색감을 원하는 유저들에겐 더할 나위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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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1. 키 조작감 (시간이 지나며 약간 끈적해지는 느낌?)

2. 전송속도 (와이파이를 이용해 모바일로 데이터를 옮길 때 시간이 조금 걸림)

3. 동영상 (배터리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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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총평

"장점이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는다."

기능에 충실하며 과하지 않은 스펙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






대단하진 않지만 결과물들도 감상해주시길.




밤에 찍은 결과물 in 런던






밤에 찍은 결과물 in 런던

 





밤에 찍은 결과물 in 런던





낮에 찍은 결과물 in 런던





낮에 찍은 결과물 in 런던





낮에 찍은 결과물 in 런던

  





핀이 좀 나갔지만_접사 느낌




마치며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좋은 방법들 중 하나가 행복했던 기억의 반복이 아닐까.

지금의 상태가 얼마나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작은 트렁크와 GR2, 몰스킨을 들고 언젠가처럼 짧은 여행을 가면 좋겠다.


그 행복했던 순간들을 반복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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