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적저작물과 표절

by 정지우

2차적저작물은 최근에 크게 화두가 되는 부분이라도 할 만하다. 특히, 원작 웹소설이 웹툰화되거나, 웹툰이 애니메이션 또는 드라마화되는 경우 등이 매우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예능이나 오디션 프로그램 등에서 원곡을 편곡하여 새로운 가수가 부르는 경우도 많다. 그처럼 원작을 토대로 만든 새로운 저작물이 ‘2차적저작물’이다.

법에서는 대표적으로 번역, 편곡, 각색, 영상으로 제작하는 경우 등을 들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2차적저작물은 원작과는 별개의 저작물이 되고, 별개의 저작권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원작이 따로 존재하는 한 원작과의 법적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그로 인해 저작권 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저작권법에서는 이렇게 2차적으로 만들어진 저작물도 보호하는데, 그러려면 2차적저작물 자체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만약, 원작을 토대로 만들었는데 2차적저작물로 인정받지 못하면, 저작권법의 보호 자체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가령, 원곡이 있는데 가사를 한 두단어만 바꾼 경우라면, 독창성이 인정되지 않아 ‘2차적저작물’로 인정 자체를 받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는 복제품에 불과하다.


그래서 2차적저작물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1) 먼저, 원저작물을 기초로 만든 경우여야 한다. 이를 원저작물에 ‘의거’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의거성’이라고 한다. 당연히 원저작물을 기초하지 않고 별도로 만든 저작물은 그냥 별도의 저작물이다. 2차적저작물은 반드시 원작이 있어야 하고, 그 원작을 기초로 만든 경우이다.

판례는 이에 대해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어, 의거성에 더해 원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해야만 2차적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만약 원저작물에 의거해서 만들었다 하더라도,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이 없으면 2차적저작물이 아니라 별개의 작품이 된다. 따라서 단순히 원저작물과 같은 사상을 공유하거나, 소재가 같거나, 주제가 비슷하다는 것만으로는 2차적저작물이 되지 않는다. 사상, 소재, 주제 등 그 자체는 아이디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이런 경우에는 독립된 저작물이 되고, 원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 특히 원작자의 2차적저작물 작성권 침해가 되지 않는다.

(2) 두 번째로, 2차적저작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창작성이 있어야 한다. 판례는 이에 대해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되어야 하는 것이며, 원저작물에 다소의 수정·증감을 가한 데 불과하여 독창적인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본다.

즉,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여 2차적저작물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2차적저작물 자체에 창작성이 있어야만 2차적저작물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만 있다면 이는 복제 또는 표절에 불과할 것이다. 2차적저작물은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창적이라고 할 만한 요소가 있어야만 인정될 수 있는 것이다. 유사하기는 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고, 새롭기는 하지만 완전히 다르지 않은 게 ‘2차적저작물’인 셈이다.

복잡하게 설명한 것 같지만,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가령, 흥성대원군 이야기를 다룬 A라는 소설이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B소설이 흥성대원군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것만으로는 2차적저작물도 아니고 표절도 아니다. 단순히 아이디어만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B소설이 A소설의 인물 이름, 줄거리, 문장 등 거의 모든 요소를 그대로 베꼈다고 해보자. 이는 복제나 표절이다. 그런데 B소설이 A소설의 인물과 소재, 세계관 등을 차용하되, A소설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은 주변 인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루었다고 해보자. 이는 A소설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면서도 창작성이 있는 2차적저작물이라 볼 여지가 있다. 물론, 이 경우 원저작물과 주된 스토리 등에서 차이가 크다면, 완전히 별개의 독립적인 저작물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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