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물을 둘러싼 권리들
우리는 흔히 창작자에게 저작권이 있다고 알고 있다. 이는 마치 부동산을 가진 사람이 소유권이 있다는 것처럼 단순한 진실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부동산 하나를 둘러싸고도, 누구는 소유권자이고, 누구는 전세권자이며, 누구는 저당권자일 수 있듯이 저작권을 둘러싸고도 만만치 않은 복잡한 문제가 있다. 당장 ‘노래’ 한 곡을 둘러싸고도, 그 노래의 저작권을 가진 사람이 작사가나 작곡가인지,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인지, 혹은 그 가수가 소속된 회사나 음반회사인지 같은 복잡한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우리 나라의 저작권법은 이런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크게 세 종류의 권리를 만들어 놓았다. 저작인격권, 저작재산권, 저작인접권이다. 이 세가지 개념만 이해하더라도, 하나의 저작물을 둘러싼 사람들의 권리 관계를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우선,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저작물의 정의를 보면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고, 저작자의 정의는 “저작물을 창작한 자”이다. 이 두 정의 모두에서 핵심은 “창작”이라 볼 수 있다. 저작권법은 다른 무엇보다도 ‘창작’을 보호하고자 하는 법인 셈이다. 창작자를 보호해야만 우리 문화가 계속하여 더 풍요로워질 수 있고, 창작자 또한 기꺼이 창작의 모험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저작권법의 초점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노래 한 곡을 놓고 봤을 때도, 가장 핵심적인 ‘창작’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일단 노래의 저작권을 누가 갖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아무리 노래를 부른 가수의 가창력이 대체 불가능할 정도로 대단할지라도, 노래는 작사가와 작곡가 없이는 존재 자체를 할 수 없다. 가수는 이미 ‘창작된’ 노래를 부르는 것이지, 노래 자체를 창작하는 건 아니다. 그렇기에 창작 자체에 초점을 놓고 본다면, 노래의 저작자는 작사가와 작곡가가 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저작자의 권리,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
그렇다면, 저작자인 작사가와 작곡가는 정확히 어떤 권리를 가지게 될까? 저작권법은 그들이 갖는 권리를 크게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으로 나누고 있다. 저작재산권에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각종 권리들이 포함되어 있다. 복제할 권리, 공연할 권리, 공중송신할 권리, 전시할 권리, 배포할 권리, 대여할 권리, 2차 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 등이 있다. 달리 말하면, 저작자가 아닌 자는 위와 같은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만약, 저작자가 아닌 사람이 함부로 저작물을 복제하거나 웹사이트에 업로드하고, 이를 토대로 다른 저작물을 만들면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저작권자에게 인정되는 독특한 권리가 ‘저작인격권’이다. 이 권리가 독특한 이유는 같은 지식재산권에 속하는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 등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유독 저작권법에서 저작자에게 ‘인격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인격권이기 때문에 양도하거나 사고팔 수 없다. 아무리 저작물을 팔더라도, 결코 팔 수 없는 그 무언가는 저작자에게 최후까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반 고흐의 작품을 샀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반 고흐의 작품인 ‘측면’이 있다. 그 ‘측면’이 곧 저작‘인격권’의 측면이다.
그렇게 최후까지 창작자가 지니는 권리가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이다. 나의 작품을 세상에 공개적으로 알리는 권리, 나의 작품에 나의 이름을 표시할 것을 요구하는 권리, 나의 작품을 함부로 변경하지 않게 할 권리 만큼은 저작자의 ‘인격’과 관련된 문제인 것이다. 즉, 아무리 내가 내 작품을 누군가에 팔았다 하더라도, 작품을 산 사람이 그 작품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는 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그 작품에 나의 이름을 표시하게 할 수 있다. 나아가 그 작품을 마음대로 변경하지 말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작품은 창작자의 인격 그 자체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실연자의 권리, 저작인접권
여기까지가 흔히 말하는 저작자의 권리이다. 음악으로 치면, 작사가와 작곡가의 권리인 셈이다. 그런데 하나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노래를 부른 가수는 노래에 대해 아무런 권리를 갖지 못할까? 어떻게 본다면, 이미 만들어진 노래일지라도 그 가수만의 목소리와 창법으로 불렀다면 또 다른 창작이라고 볼 수 있지도 않을까? 가수의 목소리도 하나의 재료이고, 창법 또한 하나의 기술이므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든 저작권자라 볼 수는 없을까? 결론은 그들 또한 보호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법에서는 이처럼 저작물을 노래하거나 연기하고 낭독한 사람 등을 ‘실연자’라고 칭하며 이들에게 ‘저작인접권’을 인정한다. 그렇기에 만약 가수가 노래한 영상을 행사에서 활용하고 싶다면, 가수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작곡가나 작사가의 권리도 존재하기 때문에, 가수, 작곡가, 작사가 모두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도 한다. 나아가 음반제작자나 방송사업자에게도 저작인접권이 인정된다. 사실상 이들 모두의 허락을 받아야만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고 노래 한 곡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현실에서는 이를 통합하여 관리하는 협회 등이 존재한다).
실연자가 가지는 저작인접권은 저작자가 가지는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의 내용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즉, 복제권, 배포권, 대여권, 공연권, 방송권, 전송권 그리고 인격적 권리로서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까지 인정된다. 다만, 하나 공표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어째서 실연자에게 공표권이 인정되지 않는가? 노래를 예로 들면, 어떤 노래를 만들어서 공개적으로 알리는 일은 그 노래의 저작자인 작사가와 작곡가에게만 인정되는 셈이다. 그 노래를 부른 사사람은 작사가나 작곡가 허락 없이 이 노래를 세상에 혼자 알릴 수는 없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가수가 자신이 만들지 않은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마음대로 공표해도 된다면, 작사가와 작곡가 입장에서는 꽤나 당혹스러운 경우가 생길 것이다. 내가 만든 노래를 내 허락도 없이 세상에 만들었다고 알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가수 입장에서는 이미 노래를 불렀다면, 그 노래를 공표할 것에 당연히 동의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공표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노래를 부르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노래나 공연 등은 공표를 전제로 하는 셈이다. 그러나 노래를 작사 작곡한 것만으로는, 곧장 그것을 공표해도 된다고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 노래를 얼마든지 만들고도 공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저작인접권자에게 공표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저작자에게만 공표할 권리를 인정하는 걸 납득할 수 있다. 적어도 노래 자체를 세상에 존재하게 만든 저작자에게만 공표할 권리를 주자는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저작자가 마음대로 공표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고, 실연자 뿐만 아니라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 등과도 합의를 거쳐 공표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다만 ‘저작권’의 ‘저작’ 자체가 ‘창작’을 의미하며, 이 법과 권리가 무엇보다도 이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세상에 창조한 존재를 가장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가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음반제작자나 방송사업자 등에게도 저작인접권이 인정된다. 음반 또한 작사가, 작곡가, 가수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자나 기획자 등이 함께 만들기 때문에, 그러한 음반 제작을 총 책임지는 자에게도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뮤직비디오 같은 것이라면 PD, 작가 등 방송을 업으로 하는 이들도 상당히 관여할 것이므로, 그들에게도 권리를 인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처럼 콘텐츠 하나를 둘러싸고도 수많은 사람들의 권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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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이 콘텐츠 창작자들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한 권으로 마스터하는 저작권법의 모든 것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 20여 권의 저서를 쓴 작가이자 문화평론가, 변호사인 정지우가 LG 계열사 IP팀 사내변호사 정유경과 함께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저작권 책을 썼다. 작가이자 문화평론가로서 콘텐츠 창작자들의 생태계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저자가 현직 변호사의 관점에서 쓴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신뢰할 만하다. 1부 〈저작권의 원리〉에서는 어려운 법률 용어를 최대한 지양해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춘 생생한 비유와 예시로 저작권의 기본 개념을 재미있게 습득하도록 했다. 2부 〈저작권의 해결〉에서는 콘텐츠 창작자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저작권 문제를 총망라해 1부에서 배운 내용을 실전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도록 했다. 누구나 창작자가 되는 콘텐츠의 시대, 저작권에 대한 지식은 필수다. 이 한 권의 책이 콘텐츠 창작자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