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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우 Nov 29. 2022

매력적인 것의 기준


Photo by Anthony Wade on Unsplash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안정감과 신선함을 함께 주는 것들인 것 같다. 사람이든, 콘텐츠든, 장소든 그것이 깊은 안정감을 주면서, 동시에 신선함이나 새로움을 준다면, 계속하여 그것을 만나고 싶은 듯하다. 그런데 안정감과 신선함이라는 이 두 가지 느낌은 원칙적으로 모순되기 때문에, 그만큼 함께 있기가 쉽지 않다. 


그 무언가가 안정감만을 준다면, 언젠가 지루해지거나 권태로워진다. 예를 들어, 항상 가는 카페가 몇 년 동안 아무런 변화없이 계속 그대로라면, 어느 순간부터는 답답하거나 권태로운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가끔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고, 시즌에 맞는 장식들이 더해지거나, 기존에 없던 좌석 같은 것들이 종종 추가된다면, 그 사소한 새로움들이 반갑다. 그 작은 새로움들에서 정성과 선물을 느낀다. 


반대로, 그 무언가가 계속 새로워지기만 한다면, 너무 정신이 없거나 편안함을 느끼기 어렵다. 구독하고 있는 유튜버가 꾸준하게 이어가는 콘텐츠 없이, 매번 다른 주제로만 방송을 하면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계속 찾고 싶지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테면, 계속 새로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되 '영화'라는 중심은 놓지 않는다면, 새로움 가운데 안정감이 유지된다. 그러면 그 콘텐츠에 어느 정도 예측가능성이 생기고, 구독자는 자신의 예측이 충족됨을 느껴 새로움 속에서도 편안함을 느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만날 때마다 매번 똑같이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머지않아 답답해질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자기 삶의 반경과 꾸준함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깃거리, 새로운 취향이나 경험, 통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그 사람을 만나는 게 기대된다. 편안하면서도 새로움을 주는 사람이어서, 또 만나고 싶다. 


글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글을 쓰면서 매번 같은 이야기만 한다면, 질려서 더 이상 읽지 않을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매번 비슷한 스타일과 결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에 새로운 경험, 새로운 관점, 새로운 정보들이 조금씩 더해진다면, 편안함 가운데 신선함을 가미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물론, 나에게도 그런 건 쉬운 일은 아니어서, 나도 계속 글에 새로운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경험을 하고, 삶을 만들어가면서 나의 글쓰기에도 새로움을 불어넣고자 한다. 


아마 안정감과 새로움의 조합이랄 것은 삶 전반에서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에도 서로 계속 안정감을 주면서도, 새로움을 추가하는 고민들이 필요할 것이다. 인생도 안정적으로 일궈나가면서, 새로움을 더해야 더 내가 좋아하는 삶이 될 것이다. 나는 올해 내 삶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일구면서도, 또 거기에 약간의 새로움들을 더했는지 생각해본다. 나아가 내년에는 또 내 삶에 어떤 새로움을 더해볼지도 생각한다. 삶이란 이 지치지 않는 꾸준함과, 그에 지치지 않고 더해가는 새로움으로 살아있는 무엇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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