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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우 Dec 06. 2022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Photo by DESIGNECOLOGIST on Unsplash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포르투갈전에서 승리한 이후,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구절이다. 단순히 축구 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자신의 삶에 대입하여 생각해보곤 하는 듯하다. 어찌보면, 누구나 꺾일 것 같은 마음을 부여잡고 사는 시절이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코로나 이후, 금리와 물가 상승이 덮쳐 오면서 앞으로의 시간을 단단히 견뎌내야겠다고, 다들 마음 먹고 있다. 


코로나 시절, 지배적인 정서가 일종의 우울과 외로움, 가라앉음과 고립감 같은 것이었다면, 갈수록 시대의 분위기가 바뀐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금씩 힘을 내자, 다시 일어나자, 견뎌내자, 부지런히 살아내어 무언가를 이루어보자, 라는 의지랄 게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와중에 월드컵에서의 선전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북돋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나도 꺾일 것 같은 마음을 부여잡으면서도, 꺾이지 않길 바라고, 이겨내길 바라며, 이 삶을 지켜내고 매일 더 좋은 삶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느낀다. 그 '더 좋은 삶'에 이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여시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다. 견뎌야 할 때 도망치지 않는 마음, 누려야 할 때 걱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마음, 결단해야할 때 회피하지 않는 마음, 그런 마음이 필요하다. 


어찌보면, 삶이나 현실의 수많은 것들은 마음을 꺾어버리고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끊임없는 실패, 트러블, 짜증, 감종기복, 모욕, 피로 같은 것을 준다. 그런 것들에 굴복하면, 그야말로 마음은 꺾인 것이다. 마음이 꺾이지 않는다는 건 그런 마음을 이겨내고, 결국 내가 나의 좋은 삶을 위한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책임감 있게 견디고, 선택하고, 나아가 행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스포츠에서 선수들은 마지막 휘슬을 불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한계에 다다른 정신과 몸을 이겨낸다. 추가시간은 전체 경기 시간에 비하면 터무니 없을 정도로 짧지만, 거기에 한 줌 같은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삶에서도 마음이 가장 힘을 발휘해야할 때는 그런 한줌 같은 타이밍인 듯하다. 피로가 쏟아질 때, 그래도 아이를 씻기고 아이에게 놀아주기. 때려치우거나 도망치고 싶을 때, 마음 단단히 먹고 이겨낸 다음 내일로 나서기. 포기하고 싶을 때, 그 절망감의 틈새 속에서 어떻게든 희망을 집요하게 찾아내기. 


그래서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은 때론 추가시간 같다. 추가시간에서부터 경기는 시작되고, 삶 또한 시작된다. 그 마지막 타이밍에 내미는 손으로 사랑을 지켜내고, 내딛는 걸음으로 일상을 지켜내며, 해내고자 하는 의지로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또 하루를 이겨내면, 한층 더 단단해진 내일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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