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알아야할 저작권법>이 2쇄를 찍었다. 사실, 초판을 적지 않게 찍어서 이 책이 2쇄까지 찍을 거라고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워낙 인기 없는 '법률' 분야의 책이기도 해서, 2쇄 보다는 나중에 몇 년 뒤에 저작권법 개정되면 개정판이나 쓰지 않을까 싶었는데, 1년 안에 중쇄를 찍을지는 정말로 몰랐다.
요즘에는 심심찮게 만나는 변호사들로부터 이 책을 잘 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변호사 대상이 아니라 일반인 대상으로 쓴 책이어서, 사실 변호사는 아예 독자 상정군에 들어있지 않았다. 그런데 변호사들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어딘지 신기하기도 하다. 사실, 저작권 분야는 변호사들도 잘 다루지 않는 분야다보니, 실제로 참고가 되긴 하는 모양이다.
신기한 건, 이 책 덕분인지 몰라도, 내가 맡은 사건의 대략 절반 가까이는 저작권 분야 사건이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한 저작권 사건이 매우 성공적으로 조정 합의되었는데, 의뢰인께서 전해준 말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성의 있고 진실된 요점을 논리와 감성으로 호소해 주시어 좋은 조정결과를 이끌어 내어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변호사님께서는 앞으로도 법을 몰라 어려움에 처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진실된 인성과 실력으로 도움을 주시는 멋진 변호사님이 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이 직업의 보람이랄 것을 알아간다. 내가 변호사가 되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의구심 반으로 바라보곤 했다. 감성적이거나 인문학적인 글을 쓰는 작가에게 변호사란 일이 어울릴까? 그런데 사람의 일이란, 그에게 정해진 영원한 천직이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끊임없이 나의 일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요즘 나는 변호사로 살아가는 일의 여러 보람과 다양한 경험, 또 일말의 성취들 속에서 나의 일이라는 걸 확실히 더 알아가고 있다. 그렇게 내가 더 좋은 변호사가 되어가기를, 스스로에게 바라고 있다.